감기 기운에 따끔거리는 목을 감싸며 서울 방배동 언덕길을 따라 올라갔다.그런데 방배동 주민이 알려준 ‘소문난’ 칼국수 집은 도무지 나타날 기색이 없었다.
저녁 무렵 찬 바람이 몸을 더욱 움츠리게 한다. 서울 지하철 2호선 방배역에서 남부순환로 쪽으로 걸어간 지 15분, 드디어 골목 안쪽아파트 단지 앞에 작은 입간판이 보였다.
서울 방배동 ‘유락 손 칼국수’. 이곳 메뉴는 두 가지로 나뉜다. 손 칼국수와 만두다.
해물 칼국수 한 그릇을 시키고 방바닥에 앉았다. 50여 석의 자리가 모두 신발을 벗고 들어가 앉는 형태다. 방바닥이 절절 끓는다.
미더덕, 굴, 바지락, 새우 등이 들어간 국물이 시원하다. 매일 두 차례 해초와 바지락 등을 넣고 끓인 육수 때문이다.
여기에 청양고추 양념을 넣으면 칼칼한 맛이 더해진다. 그렇게 맵지는 않다.
한 손으로는 젓가락질을 하면서 이마에 맺힌 땀을 연신 닦아내는 기분이 상쾌하다. 감기 기운이 모두 달아나는 느낌이다.
면을 직접 뽑기 때문에 굵기가 일정치 않다. 하지만 쫄깃쫄깃함은 일반 칼국수보다 더 하다.
매일 담그는 배추김치도 양념이 듬뿍 들어가 칼국수와 잘 어울린다. 왕만두 역시 직접 빚은 얇은 만두피에 고기로 버무린 속까지 칼국수에 버금가는 맛이다.
점심시간에는 예약을 하지 않으면 기다릴 각오를 해야 한다. 일요일은 쉰다. (02)586-2365/
메뉴/ 해물 손칼국수 4,500원/ 왕만두 4,000원/만두전골 2만 5,000원(대) 맛★★★★ 분위기★★★ 서비스★★★☆
정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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