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월ㆍ화 사극 ‘여인천하’의 인기가 급전직하하고 있다.시청률이 한 때 50%까지 치솟았으나 22일 방송분이 29.2%를 기록함으로써 20%대로 추락한 것이다. 이는 횟수를 무리하게 늘리면서 드라마의 긴장감이 떨어진 탓도 있지만 같은 시간대에 방송하는 KBS 2TV 월ㆍ화 미니시리즈 ‘겨울연가’의 맞바람을 맞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겨울 연가’는 윤석호 PD 특유의 영상미와 10~30대가 좋아하는 멜로물이라는 특성에 힘입어 방송 4회 만에 시청률 21.6%를 기록하면서 초반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겨울 연가’의 인기에는 전방위로 이뤄지는 광고와 홍보가 톡톡히 한 몫을 하고 있다.
그 동안 방송사의 드라마 광고ㆍ홍보는 자사 연예정보 프로그램을 통한 드라마 소개나 출연진 인터뷰, 예고방송이 고작이었다.
그러나 ‘겨울 연가’의 경우 지하철, 버스,택시 등에 포스터 광고를 하는가 하면 스포츠 신문 지면 광고, 전광판 광고까지 하고 있다.
심지어 젊은이들이 많이 시청하는 음악 전문 케이블TV에 방송광고를 내보기도 한다.
이러한 광고ㆍ홍보전은 이제 모든 방송사로 확대되고 있다.
MBC 사극 ‘상도’도 주요 거리에 현수막과 입간판을 설치하는가 하면 지하철 인쇄물 광고도 하고 있다.
최근 인기리에 방송된 SBS의 ‘피아노’도 교통수단을 이용한 광고를 했다.
방송사의 드라마 홍보는 기획단계에서부터 방송이 끝날 때까지 치밀하게 진행된다.
우선 시청자를 대상으로 드라마 제목을 공모하는 방식으로 관심을 유도한다. 이후 드라마 전개나 출연진 연기에 대한 시청자 의견을 꾸준히 작품에 반영해 관심을 유지시킨다.
홍보의 첨병 역할을 하는 인터넷 사이트 동호회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겨울연가’의 제작사 팬 엔터테인먼트는 방송 전부터 팬 클럽을 결성해 인터넷 홍보를 하는가 하면 앞으로 전개될 드라마 내용과 최지우, 배용준, 박용하 등 주연 탤런트에 관한 소식을 인터넷에 꾸준히 올려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이 덕에 인터넷 KBS ‘겨울 연가’ 사이트는 22일 하루 조회수만 570만 건을 기록했다.
또 방송 4회 만에 사이버 동호회 수십 개가 생겼다. ‘상도’도 자발적으로 결성된 동호회들이 드라마의 이모저모를 각종 사이트에 올리고 있다.
이처럼 드라마 광고ㆍ홍보전이 치열해진 것은 올해부터 시청률과 광고료를 부분적으로 연계하는 연동제를 시행하기 때문이다.
우후죽순으로 등장한 외주 제작사의 경쟁도 빼놓을 수 없다. 높은 시청률을 확보해야 다음 작품을 방송사와 계약할때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시청자 단체들은 “좋은 내용으로 승부하기보다 광고나 홍보로 시청률을 끌어올리려는 자세는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례 없는 광고전을 벌이고 있는 KBS ‘겨울 연가’의 한 장면.
배국남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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