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이스라엘 예루살렘 도심에서 사상 처음으로 팔레스타인 여성의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했다.특히 여성 자살테러는 그 동안 팔레스타인 여성에 대한 검문 검색을 자제했던 이스라엘의 감정을 자극하며 양측의 극한 대결을 부추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스라엘 경찰은 27일 예루살렘 서부 상가 밀집 지역인 자파 거리에서 일어난 자살폭탄 테러로 테러범으로 추정되는 20대 여성 한 명과 인근의 81세 이스라엘 노인이 숨졌다고 밝혔다.
폭발 직후 100여 명이 병원으로 후송됐으며 이 가운데 3명은 중상이다. 일부 소식통들은 이 여성이 폭탄 테러 주범이 아니라 운반책이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으나 이스라엘군은 직접폭탄 테러를 감행한 것으로 기정 사실화하고 있다.
요르단강 서안 나블루스에 있는 알-나자흐 대학 여학생 쉬나즈 아무리로 알려진 여성 테러범의 등장은 팔레스타인 자살폭탄 테러의 전술 변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1994년 이후 120여 건에 이르는 자살폭탄 테러로 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 남성들에 대한 검문 검색이 대폭 강화되자 테러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과격 무장 단체들이 ‘여성전사’까지 동원키로 결심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폭발 직전인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기름을 붓는 꼴이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이스라엘 군경은 팔레스타인 여성에 대한 몸수색을 강화할 것이 분명하며 이 과정에서 팔레스타인인의 감정을 자극, 충돌이 잦아질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이와 별개로 팔레스타인 여성의 인티파다(봉기) 가담에 자극받은 남성들이 더 적극적으로 자살폭탄 테러에 나설것도 점쳐지고 있다. 이를 알리기라도 하듯 28일 텔아비브 교외에서는 팔레스타인 남성이 총기를 난사해 행인 2명을 다치게 하고 이스라엘 경찰에 사살됐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대한 공습도 마다하지 않았던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대학에 대한 대대적인 수색에 나설 가능성도 크다.
여성 테러범이 다닌 알-나자흐 대학은 학생 평의회를 팔레스타인 최대 무장 단체인 하마스가 통제하는 등하마스의 거점으로 알려져 있다. 이스라엘 비밀경찰은 지금까지 자살 폭탄 테러 감행자 가운데 6명이 이 대학 학생이었다고 밝혀 이 대학을 예의주시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김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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