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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가 저작권료 내놓으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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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가 저작권료 내놓으시죠"

입력
2002.0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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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스페인 마피아가 우리나라 애국가의 저작권료를 요구한다면 어떻게 될까.2월 8~17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하는 국립극단의 연극 ‘프레스토-마르고 닳도록’(이강백 작, 이상우 연출)은 이러한 엉뚱한 가정에서 시작한다.

애국가의 작곡가 안익태(1906~1965)가 스페인 국적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이용해 한국 정부로부터 저작권료를 받아내려는 스페인 마피아와, 이를 교묘하게 거절하는 역대 한국 대통령간의 신경전이 기본 골격이다.

65년 9월 17일 안익태가 스페인 바르셀로나 종합병원에서 숨지자 마요르카 마피아의 대부 돈 카를로스는 한국을 찾아간다.

“뭐, 애국가 저작권? 이 놈들 당장 쫓아내!”라는 박정희 대통령의 호통에 그냥 돌아가는 카를로스.

이 어리석은 마피아 대부는 이후에도 몇 번이나 한국을 찾지만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에게 번번이 당하고 만다.

전 대통령에게는 최루탄 세례만 받고, 노 대통령에게는 “믿어 주세요”라는 말에 속고, 김영삼 대통령에게는 삼풍백화점ㆍ성수대교 붕괴로 부하들까지 목숨을 잃었다.

아픔 많은 한국 현대사를 냉소적으로 비튼 것이다. 마피아의 요구에 어려운 경제현실을 거론하며 난감해하는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묘사에서는 비애마저 느껴진다.

이 작품은 2000년 7월초연돼 제37회 백상예술대상 연극 부문 작품상ㆍ희곡상, 한국평론가협회 선정 ‘올해의 베스트 3’, 한국연극협회 선정 ‘올해의 연출상’을 휩쓸었다.

오영수 이영호 김종구 김재건 등 출연. 월~금 오후 7시, 토ㆍ일ㆍ공휴일 4시.(02)2274-3507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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