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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한일名寶 교류전'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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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한일名寶 교류전' 유감

입력
2002.0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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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과 관련한 한일 교류 행사 중 '한일명보(名寶) 교류전'을 가장 의미있는 것으로 꼽는 문화계 인사들이 많다.3~7월에 서울과 도쿄(東京), 오사카(大阪)에서 열린다. 양국의 국보급 문화재를 교류 전시하는 것은 물론 처음 있는 일이다.

그런데 이 의미 있는 행사가 출발 전부터 삐걱대고 있다.

전시 품목으로 사전에 거론됐던 백제금동대향로(국보 287호)와 조선 영조 어진(御眞ㆍ초상화ㆍ보물 932호)에 대해 우리 문화재위원회가 반출 불허 결정을 내리자 일본국립박물관이 최근 공식적으로 항의문서를 보내온 것이다.

문화재위의 판단은 해당 문화재의 위상과 품격을 고려한 것이고, 일본측 항의는 최고의 한국 보물을 전시하지 못하는 데서 온 아쉬움의 표현이다.

많은 문화계 인사들은 이 같은 일이 양국 사이에 감정의 골을 만드는 쪽으로 발전해 행사의 격과 의의가 반감될까봐 걱정하고 있다.

문화재위가 '최초의' 문화재 반출 거부권을 이번에 적용한 것은 아쉬움이 남는다.

양국 관계자들은 서로에게 최고의 보물만을 요구하는 '과열'을 막기 위해 '자국의 보물을 스스로 선정해 전시한다'는 윈칙을 정한 바 있다.

협상 초기 여러 차례 전시를 원하는 문화재 목록을 교환하다가 결국 해당국의 결정에 맡기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에 일본측의 즉각적인 항의도 이례적이다.

'한일 명보 교류전'은 상대방의 안마당에서 서로의 보물을 보여줌으로써 우의와 신뢰를 다지자는 것이다.

지금까지 볼 수 없던 가장 차원 높은 문화교류이다. 양국국립박물관이 감정과 자존심만을 앞세운다면 진정한 한일 교류는 늘 말뿐으로 끝날 것이다.

김철훈 문화과학부 차장대우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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