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 회계감사원(GAO)이 자료제출을 거부하는 백악관을 고발키로 하고 엔론사의 전 부회장이 자살하는 등 미 에너지기업 엔론사 파산사태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미 의회 GAO는 딕 체니 부통령이 다음 주까지 조지 W 부시 정부의 에너지정책입안과 관련한 문서를 제출하라는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제소할 방침이라고 26일 밝혔다. 의회 조사기구인 GAO의 백악관 고소는 입법부와 행정부간에 빚어지는 사상 초유의 법정 소송이 된다.
데이비드 워커 GAO원장은 “백악관이 지난 9개월 동안 딕 체니 부통령이 이끌던 에너지정책팀의 기록을 공개하라는 의회측 요구를 거부해왔다”며“우리는 법원으로 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수세에 몰린 백악관은 이에 맞서 25일 미 정부가 엔론사 및 회계법인 아서앤더슨과 맺은 총 7,000만달러 규모의 계약들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지시하는 등 파문수습에 나섰다.
미첼 대니얼스 예산국장은 정부 계약을 감독하는 총무처(GSA)에 보낸 공문에서“문서 파기와 회계 부정 등은 이들 기업과 이들의 활동이 정부윤리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한다는 방증일 수 있다”고 지적하고 “각 정부기관들은 이들과 체결한 계약이 적절한 기준과 업무 관행에 따라 수행되고 있음을 입증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엔론사의 의심스러운 회계 관행을 지적했다가 지난해 5월 사직한 존클리포드 백스터(43) 전 엔론 부회장이 25일 새벽 머리에 총을 맞아 숨진 상태로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발견됐다. 텍사스주 슈거 랜드시 경찰은 자살이 분명하다고 밝혔으나 유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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