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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사는 사회 함께 읽는 신문" 본보 점자신문 50호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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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사는 사회 함께 읽는 신문" 본보 점자신문 50호 발행

입력
2002.0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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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점자(點字)신문 ‘함께 사는 사회, 함께 읽는 신문’이 28일 통산 50호를 발행했다.한국일보 본지부록으로 1999년 12월 13일 창간된 ‘함께 읽는 신문’은 일반 지면에 점자를 씌운 독특한 방식으로 국내 언론계에새 지평을 열었다. 발행 25개월여 동안 격주간으로 장애인 및 한국일보 독자들과 만나며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키고 차별 개선을 위한 공감대를 확산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장애인에게는 정보 단절에서 느끼는 소외를 극복하도록 도와주는 동반자로, 일반인들에겐장애인의 삶을 이해하게 함으로써 더불어 사는 사회의 연결 고리가 됐다는 평가다.

▼더불어사는 사회 구현

‘함께읽는 신문’은 장애인들에게 재활 의지와 희망을 심어주려는 한국일보가 낳은 작지만 소중한 결실이다.

시각장애인이모(30)씨는 “점자신문은 일반 신문과 달리 시각장애인도 신문을 직접 읽을 수 있어 다양한 정보를 받아들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시각장애인이 신문과 가까워질 수 있다는 게 무척 기쁘다”고 말했다.

주신기(朱信基)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회장은 “함께읽는 신문은 장애인들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장애인 문제를 사회의 중요한 관심 영역으로 끌어올렸다. 제호에 걸맞게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읽고, 생각을 공유하는 디딤돌이 됐다”고 말했다.

일반인들도 감사의 뜻을 전해왔다. 조각가 김 연(35ㆍ이화여대 조소과 강사)씨는 “함께 읽는 신문을 통해장애인과 더불어 사는 지혜를 배우고 있다”며 “장애인들은 물론 일반인에게 더욱 권해주고 싶은 신문”이라고 말했다.

▼알찬내용과 독특한 형식

‘함께읽는 신문’에는 ▦장애계 주요 행사 ▦최신 장애정책 및 복지계 동향 ▦재활 정보 등 장애인에게유용한 정보가 가득하다. 또 장애극복 의지를 북돋우는 한편, 사회비판 정신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장애인의 이동권문제를 집중 조명한 “장애인도 버스를 타고 싶다”를 비롯해 장애인의 열악한 취업 실태를 고발한 “취업 장애인 절반이 농업ㆍ단순노무직”, 국내 장애입양아 가정의 힘겨운 현실을 짚어본 “장애입양아, 가슴으로 낳은 아이들이에요” 등이 그 동안 점자신문의 1면 톱을 장식해왔다.

이 외에 의학,스포츠, 문화, 소설, 카툰 등 온 가족이 함께 읽기에 적합한 다채로운 기사들을 수록하고 있다. 솟대문학 발행인 방귀희(方貴姬)씨가 집필하는 ‘마인드콩트’, 나사렛대 김종인(金鍾忍) 교수가 장애인들의 고민을 상담해주는 ‘김종인 교수에게 물어보세요’ 등은 수많은 고정독자를 확보하고 있다.

디자인도 돋보인다.전 지면 컬러에다 수준 높은 삽화를 적극 이용한다. 표지를 비롯한 8개 지면은 고급 화이트스노지로 제작해 국내 어떤 신문보다 미려한 편집을 자랑한다.

점자면 제작에는 세계 최초로 개발한 특허기술인 ‘합성수지를 이용한 점자인쇄’ 방식을 사용해 말 그대로 장애인과 일반인이 함께 읽는 신문을 실현했다.

함께 읽는 신문은 무가지(無價紙)로 발행, 한국일보 독자들은 신청만 하면 무료로 받아볼 수 있다. 한국일보를 구독하지 않는 가정은 한국일보와 함께 신청하면 배달해준다. 또 한국일보 인터넷 뉴스포털 ‘한국i닷컴(www.hankooki.com)’에서 점자신문을 찾아 클릭하면 볼 수 있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 한국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시각장애인들이 한국일보 ‘함께 읽는 신문’에 난 기사를 읽고있다.

배현정기자

hjbae@hk.co.kr

■장애.복지계 인사 3人 축사

▼김원길 보건복지부 장관

한국일보 점자신문 ‘함께 사는 사회, 함께 읽는 신문’ 50호 발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오늘 뜻 깊은 50호 발간을 맞이한 점자신문은 국내 일간지로는 유일하게 한국일보사가 장애인에 대한 관심과 배려 속에 장애인의 정보 접근을 가능하게 하여 급변하는 지식정보화 사회에서 장애인의 알 권리를 크게 신장시키고 장애인에 대한 일반 국민의 사회인식 개선에 기여한 바 크다고 생각합니다.

뿐만 아니라 시각장애인이 어느 누구의 도움 없이도 혼자서 직접 읽을 수 있도록 점자로 제작, 발행한 점은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이 정보로부터 소외당하는 일을 불식시킴으로써 신문을 더불어 함께 볼 수 있는 대중매체로 끌어올렸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하겠습니다.

한국일보는 대중매체로서 여러 가지 취재원확보가 어려운 가운데 장애인에게 유익한 각종 정보를 제공하여 ‘함께 사는 사회’를 이루는 데 초석이 되고있습니다.

점자신문 관계자여러분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장애인에 대한 지식ㆍ정보의 갈증을 풀어주고 나아가 장애인의 권익 신장과 인권 보호에 앞장서는 신문이 되기를 바랍니다.감사합니다.

▼주신기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회장

등록장애인이 1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이런 시대에 한국일보사가 점자신문‘함께 읽는 신문’을 통해 장애인의 정보소외를 극복해보고자 하는 노력을 보여준다는 일은 무척 뜻깊은 일입니다.

점자신문은 단순히 점자를 통해 시각장애인에게도 동등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것을 넘어, 우리 사회가 장애인에게 구축해주지 못하고 있는 최소한의 사회 환경인 ‘정보접근권’을 보장해주고 있습니다.

또한 점자와 활자를 함께 인쇄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마음을 이어주는 역할도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살아간다’는 의미인 ‘사회 통합’을 점자를 통해 구현하는 상징적 신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점자신문의 가치는 통속적인 ‘구독률’로 평가될 수 없습니다.

‘함께 읽는 신문’의독자로서, 그리고 장애인단체장의 한 사람으로서 한국일보에 깊이 감사하며 50호 발행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아울러 한국일보의 이러한 노력이 사회 통합의 가치 실현을 뛰어넘어 진정한 의미의 복지 사회를 선도하는 행보가 되길 기원합니다.

▼조일묵 한국장애인재활협회 회장

‘함께 읽는 신문’의지령 50호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함께읽는 신문’이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면 장애인의 정보단절이라는 소외를 극복하는 동반자로, 비장애인에게는 장애인의 삶을 이해하자는 교양지로 소임을 다하고 있다 하겠습니다.

참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읽으며 생각을 공유하는 디딤돌로써의 역할뿐만아니라 장애인 전문지와 종합언론의 가교 역할 또한 충분히 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올해는 장애인복지 분야에도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리라 봅니다. 정부에서 추진하고있는 장애인복지 5개년 계획의 마지막 기간이며, 유엔에서 추진하고 있는 아·태 장애인 10년 캠페인의 마지막 해이기도 합니다.

또한 부산 아·태 장애인 경기대회와 아·태장애청소년 정보화대제전도 열릴 예정입니다. 이 모든 계획을 성공적으로 마치려면 ‘함께읽는 신문’의 역할 또한 매우 막중하다고 할 것입니다.

앞으로도 장애인인식개선의 창구로써 지속적인 역할을 기대하며, 사람과 사람이 공유하는 신문, 좋은 정보를 나누는 신문, 여론을 선도하는 정론지가 되어주기를 바랍니다.

■484명 대상 실태조사 /장애인 37% "학업 중도포기"

우리나라 장애인의 10명 중 4명꼴로 장애 때문에 중도에 학업을 중단하거나 포기하는 등 정규교육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상당수 장애인들이 학교의 편의시설 부족 때문에 부득이 학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단법인 장애인직업안정연구원은 27일 장애인 484명을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장애인 의식과 생활실태 조사’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며 “교육받을 권리를 제한받게돼 결국 장애인들의 사회ㆍ경제적 지위가 낮아지는 악순환을 가져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6.6%가 장애 때문에 학업을 중단한 경험이 있으며,18.4%는 중단 후 학업을 포기했고 4.1%는 아예 정규교육을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장애유형별 학업포기비율은 ▦발달ㆍ정신지체 53.2% ▦시각 34.7% ▦지체 30.5% ▦청각ㆍ언어 28.5% 등이었다.

학업 포기 이유로는 ‘경제적 어려움’을꼽은 응답자가 30.8%로 가장 많았으며 ▦장애가 심해서(24.8%) ▦학교의 편의시설 부족(12.8%) ▦적절한 특수학교가 없어서(10.5%) 등의 답변이 뒤를 이었다.

조사를 담당한 공주대 사회복지학과 이성규 교수는 “장애인들이 장애 때문에 학업을 포기하지 않도록 일반학교 내에 편의시설을 확충하고 특수교육을 활성화하는 것은 물론 교육지원비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신문서 잘못쓰는 용어

신문의 장애인 관련 기사에는 잘못된 장애인 용어가 자주 등장한다. 이런 기사들은 장애인 문제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키려는 좋은 의도로 시작하지만 올바르지 못한 용어 때문에 장애인에게는 오히려 불쾌감을 안겨주기 쉽다.

가장 빈번하게 지적되는 잘못된 용어는 ‘장애자’를 비롯해 ‘정신박약자’ ‘벙어리’ ‘불구자’ ‘장님’ 등이다. 이들 표현은 ‘장애인’ ‘정신지체인’ ‘언어장애인’ ‘시각장애인’등으로 고쳐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비교할 때 흔히 사용하는 ‘정상인-비정상인’ 이란 표현도 지양해야 할 대표적인 용어이다. 정상인이 아니라 ‘비장애인’이라고 하는 것이 장애인과의 비교 표현으로 맞다.

올바르지 못한 장애인 용어들은 장애에 대한 정의와 범주가 정확하지 못했던 시기에 쓰던 말이다. 과거에 형성된 부정적인 장애인관이 용어에 그대로 남아있는 것이다. 현재 장애계에서 권장하는 용어는 1990년 제정된 ‘장애인복지법’의장애인 용어 조항을 따른다.

배현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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