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처조카 이형택씨의 황당한 보물찾기를 청와대 경제수석이 뒤 봐준 것으로 밝혀졌다.국정원과해경 등 국가 공조직을 보물찾기 놀음에 이용하도록 주선한 배후가 드러난 것이다.
청와대 수석의 잇단 비리 연루가 개탄스럽지만, 이번에는 권력 측근의 그릇된 처신을 탓하는데 그칠 수 없는 상황인 것이 문제다.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걱정스러울 정도다.
청와대 개입설을 극력 부인하던 이기호 경제수석이 갑자기 말을 바꾼 배경과 그 도덕성 문제는 지금 중요치 않다.
경제수석이 선창가 전설 수준의 보물찾기를 도와 국정원 차장을 소개하고, 그 차장은 국정원장 국방 보좌관을 통해 해군과 해경에 협조를 요청했다는 뒤늦은 실토 자체가 새로운 의혹을 갖게 한다. 본인은 국가 경제에 도움될 것으로 여겼다지만, 정통 경제관료로 일관한 경제수석이 어느모로나 허무맹랑한 보물 소문 따위에 솔깃했다고 믿기 어렵다.
국익 차원이든 실세 인척 배려 차원이든 간에, 국정원까지 적극 지원하고 나선 동기는 한층 석연치 않다.
이렇게 보면 이형택씨 스스로 보물 실재 가능성을 믿었는지 의문스럽다.
수십년 금융기관 경력과 대통령인척 신분 등을 고려하면, 단지 떠도는 소문에 미혹해 청와대와 국정원, 해군 등을 쫓아 다녔다고 보기 어려운 것이다.
그가 그 정도 인물이라면, 경제수석과 국정원 차장 등이 따라 움직였을까 의문이다.
특히 보물찾기 전망이 부정적이라고 판정 난 뒤 이용호씨를 끌어들여 기업 확장과 주가 띄우기를 지원한 사실은 처음부터 주가 조작과 시세 차익을 노리고 보물찾기 놀음을 벌였다는 의혹까지 낳고 있다.
이런 마당에 고작 경제수석의 사퇴를 논란하는 것은 한가하다.
지금 국민적 의혹은 친인척 발호와 청와대보좌진 등 공조직의 사물화를 개탄하는 차원을 지나 권력 핵심부의 도덕성을 의심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진상 규명은 특검의 몫이지만, 민심을 달래고 위기를 수습하는 것은 권력이 할 일이다.
특검보다 국민을 두렵게 아는 자세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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