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중순부터 시작되는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기업들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삼성, LG, SK,현대차 포철 등 대기업들은 경영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3월로 예정했던 주총 일정을 앞당기는가 하면, 소액주주와 외국인 투자자들의 지배구조 개선요구에대비해 최고경영자(CEO)들이 대거 참석하는 기업설명회(IR)나 해외 로드쇼를 잇따라 개최하고 있다. 또 집단소송제 등의 이슈와 관련한 전담 대책반도운영하는 회사도 적지않다.≫▼주총 앞당겨
기업들은 업무전산화와 분기별 결산시스템 등으로 과거보다 회계정리에 필요한 기간이 단축된 만큼 가급적 주총을 빨리 열어 새 경영진을 선임하기로 했다. 삼성은 삼성전자, 삼성SDI 등 전자 계열사의 주총을 내달 28일 개최키로 하는 등 전체적으로 주총일을 작년보다 10일가량 앞당길 예정이다. 이미 비등기 임원에 대한 인사를 실시한 삼성은 이번 주총을 통해 일부 사장단 교체나 전보인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LG화학과 SK㈜도3월초로 주총을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LG전자는 회계결산이 빨라져 내달 7일 예정된 기업설명회를 28일 실시하고 주총도 3월 중순으로 다소앞당길 계획이다. LG와 SK 등은 주총에서 사장단 및 임원인사를 실시한다.
▼외국인을 잡아라
삼성전자와포항제철 등 외국인 투자비율이 높은 기업들은 주총에 앞서 이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IR와 해외 로드쇼를 계획하고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협조 없이는 주총을 원만하게 진행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포철은 유상부(劉常夫)회장이 임원들을 대거 동행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30일 뉴욕에서 외국인 대주주들에 대상으로 CEO포럼을 개최하는데 이어 2월4일까지 보스턴 캐나다토론토 등의 주요 투자회사를 대상으로 IR를 갖는다.
삼성전자는 이미 16일부터도쿄 뉴욕 싱가포르 등을 돌며 해외 IR를 실시하고 있고 국민은행 현대자동차 등도 주총에 앞서 외국인투자자를 대상으로 대규모 기업설명회를 갖는다.LG는 전자가 23일부터 25일까지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해외 로드쇼를 개최한 데 이어 전계열사가 외국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소그룹 미팅을 강화하고3~4월께 미국과 아시아에서 로드쇼에 나설 예정이다.
▼소액주주들 목청
소액주주운동을펼치고 있는 시민단체들의 움직임도 관심이다. 특히 기업들은 최근 삼성전자 이사진에 대한 법원의 손해배상판결 영향으로배상책임에 대한 위험부담을 안고 있는 사외이사 선임에 일부 어려움을겪을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또 소액주주들의 주총 참여를 배제한 것이 주총 승인결의의 최소 사유가 된다는 대우전자에 대한 법원판결도기업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지난해 주총에서 이건희회장의 장남 재용씨에 대한 변칙증여 문제로 고전한 삼성전자는 올 주총에선 이사진 배상판결을 놓고 경영진과 시민단체간에 논란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있다. 삼성 관계자는 “경영판단 사안에 대해 법적 책임을 추궁하는 판결이 나와 사외이사들이 자리를 고사하는경우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오는 4월 회사분할을앞두고 있는 LG전자는 분할 이후의 청사진 등을 투자자들에게 제시하고 디지털 디스플레이 차세대이동통신 등 미래 성장가능성을 적극 홍보할 계획이다.임태경 한국상장사협의회 상무는 “기업들은 이번 주총에서 소액주주들에게 매출과 순이익 등 경영지표 외에 높아진 주가와사외이사 확대 등 경영 투명성 개선 사항을 적극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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