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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사이홍은 전회장 구속…이건희씨 횡령사건 비화땐 국내도 파장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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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사이홍은 전회장 구속…이건희씨 횡령사건 비화땐 국내도 파장 예상

입력
2002.0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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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간사이(關西)흥은 이희건(李熙健) 전 회장의 구속으로 도산한 재일동포 신용조합이예외없이 일본 수사 당국의 칼날을 맞았다.오사카(大阪) 경찰은 내사사실이 보도된지 10일도 안돼 이 전 회장과 장남 이승재(李勝載) 전 부회장에이르기까지 최고 경영진 5명을 무더기로 구속했다. 이는 경찰의 수사가 앞으로 훨씬 광범위하게 확대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간사이흥은은관련회사인 고마개발에 1997년 9월부터 도산 직전인 2000년 9월까지 모두 50회에 걸쳐 56억엔을 융자, 거의 전액이 회수 불능 상태이다.

거품 경제 붕괴 이후 일본의 금융기관이 예외없이 거액의 회수 불능 채권을 안고 있음을 감안하면 그 자체가 문제가 되기는 어렵다.

그러나 간사이흥은이 고마개발에 융자할 당시 유일한 담보인 고마컨트리클럽은 이 전 회장이 회장을 맡고 있던 신한은행이 이미 67억엔을 융자, 근저당권을 설정해 둔 상태여서추가 담보 가치가 없었다.

더욱이 융자금은 대부분 신한은행에 대한 이자 상환과 회원권 해약에 따른 예탁금 반환에 사용됐다.

이 전 회장이 간사이흥은과 신한은행, 고마개발의 회장을 모두 맡고 있었다는 점에서 우선은 고마개발의 도산을 막기 위해, 그 다음엔 신한은행에 대한 이자 상환을 위해 신용조합자금을 유용했다는 혐의를 벗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경찰은 56억엔에 대한 부정 융자 혐의를 추궁하는 것은 물론, 다른 자금 유출에 대해서도 수사할 방침이다.

또 그동안 한국계, 조총련계를 막론하고 재일동포 신용조합수사가 모두 배임에서 시작돼 횡령 사건으로 발전한 것으로 보아 이 전 회장 등에 대한 혐의도 추가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재일동포의 대부’였던이 전 회장은 한국 정계와 깊은 관계를 맺어 왔다. 일본을 방문하는 우리 정치인들은 대부분 오사카에서 그를 만나고 돌아 갔다.

이번 사건이 횡령사건으로 번질 경우 유용된 자금 행방을 둘러싼 수사는 한국에 미묘한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도쿄=황영식특파원

yshwang@hk.co.kr

■구속 이건희씨 누구

이건희씨는 10대 후반의 나이로 일본에 건너가 성공신화를 창조한 재일동포 재계의 '대부'이다.일제가 패망한 1945년 불과 28세였던 그는 전후 혼란기 일본 오사카의 쓰루하시역 주변암시장에서 자전거 튜브를 파는 장사를 시작한 뒤 사업을 키워 거부를 이뤘다.

동포사회에서 신망과 영향력을 구축한 이씨는 1955년 간사이홍은의 전신인 오사카 홍은의 설립을 주도하고 회장을 맡았다.재일동포를 대표하는 민단단장은 임기에 따라 바뀌었지만 이씨는 44년여 동안 간사이홍은의 회장을 지내며 동포사회의 '영원한 지도자'로 군림해왔다.간사이 홍은은 1970년 예금고 1조엔을 돌파하며 일본 최대 신용조합으로 올라섰고,그를 두고 재일동포 사회에서는 '재일한국인의 대통령'이란 칭호까지 나왔다.

오사카시 간사이홍은 본점 회장실에는 역대 한국 대통령들과 악수를 나누는 이씨의 사진이 온벽을 장식하고 있을정도로 한국정계와도 깊은 관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또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일본 중앙정계에도 폭넓은 인맥을 구축한 것으로 전해진다.재일동포들이 중심이 돼 한국에 설립한 신한은행의 회장도 한동안 맡아 한국 금융계와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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