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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스크린쿼터 조정 신중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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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스크린쿼터 조정 신중히

입력
2002.0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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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쿼터가 다시 뜨거운 쟁점으로 떠올랐다.재정경제부나 외교통상부 등 정부일각에서 한미 투자협정(BIT)체결에 걸림돌이 된다는 이유로 스크린쿼터를 축소할 움직임을 보이자 영화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 부서는 현재 연간 146일로 돼 있는 국산영화 의무상영기간을 그 절반인 73일로 축소하는 등 단계적으로 폐지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결론부터 말해 우리는 세계화 시대에 스크린쿼터가 국산영화의 과보호 장벽이 돼서도 안되겠지만, 그렇다고 우리문화의 주체성이 훼손당할 지경에 까지 이르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스크린쿼터를 무역장벽이란 단선적 시각에서만 볼 수가 없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개별국들의 문화정체성 유지라는 측면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사안이다.

문화계 인사들의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 의사는 명확하다.

우리 문화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필수적인 장치라는 주장은 충분히 일리가 있다. 한미투자협정을 스크린쿼터와 분리해서 협상하라는 요구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한미 양국간 통상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최근 양국 교역량은 거의 700억달러 대에 육박했다. 그 가운데 한국이 약 84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예상했던 대로 미국이 무역불균형의 시정차원에서 현행 스크린쿼터 제도의 축소를 들고 나왔다.

이와 함께 현안으로 대두된 자동차 수입관세의 인하와 금융 통신 농업 건설 환경 의약품 지적재산권 등 여러 분야에 걸친 시장의 개방도 요구하고 있다.

한미 투자협정은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는 사활적인 사안이다.

해외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하다. 따라서 현시점에서 우리가 스크린쿼터를 조금도 손대서는 안 된다고 버틴다면은 그것은 소탐대실 할 우려가 있다.

문제는 어느 선에서 타협점을 찾느냐라고 생각한다. 이미 우리영화도 이제 세계에서 경쟁력있는 상품이 돼 가고 있다.

어쨌든 지난해 우리영화가 시장점유율을 40%대로 높인 것이 이를 증명한다.

하지만 예술성보다는 흥행성에 맞춰진 조폭영화가 밀어올린 지난해 시장점유율은 일시적 거품이라는 영화인들의 주장도 무시해서는 안 된다.

한국영화가 어느 정도 자생력을 갖출 때까지 '보호벽'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경청해야 한다.

양쪽을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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