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셋값 동향이 심상치 않다.지난 해 우려와 달리 올들어 완만하게 상승하던 전셋값이 지역을 가리지 않고 들썩거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다소 입주물량에 여유가 있는 강북, 강서,마포 등 도심권 중개업소에서 조차 지난 해 7월처럼 전세 대기자들이 서서히 등장하고 있다.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강남 인접권이나양천구 목동 등은 이 달 새 1,000만원 가까이 오른 곳도 눈에 띈다.
▽가격 상승원인
근본적으로 아파트 입주물량이 부족한 때문이다.
올 해 아파트 전체 입주물량은 최대의 전세대란이 일어났던 지난 해의 5만5,000여 가구에도 턱없이 못 미치는 4만2,000가구. 여기에 이사철이 눈 앞에 다가와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요인들은 이미 지난 해부터 예견된 것.
정작 계절적인 요인과 수급의 이면에 심각한 악재들이 놓여 있다. 우선 지난 해 하반기부터 이주했어야 할 강남권 저밀도 재건축 단지의 세입자들이 입주시기가 올해로 연기되면서 올해 전세 입주계획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더욱이 강남권 동향은 주택시장 움직임의 첫 신호여서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정부의 부동산 과열 억제책의 후유증도 전세시장을 죄어오고 있다. 매매거래가 자취를 감추면서 전세물량도 덩달아 사라져 가뜩이나 모자라는 공급을 더욱 축소시키고 있다.
애초 떨어진 매매가에 실망한 매물들이 대거 쏟아지면서 전셋값도 낮아지리라는 예측이 빗나간 것.
수요자와 공급자를 이어주며 적절히거래를 유도해야 할 중개업소들이 문을 닫은 것도 문제다. 강남구 개포 1단지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철시한 업소들이 많아 전세 상담을 대신 해주는것이 최근의 주요 업무지만 매물은 전혀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전세물량 부족을 예상하고 미리 집을 구하려는 수요자들이 불투명한 아파트 값 동향 때문에 아예 전세로 전환하는 매매수요까지 가세해 수요도 더욱 확대되고 있다.
▽시장분위기
24일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노원구,도봉구, 강북구와 강서구, 양천구 등 실수요자들이 많이 몰리는 지역은 대기수요가 늘면서 전세금이 500만원 이상씩 오르기 시작했다.
도봉구 창동의 한 중개업소측은 “최근아파트 계약 갱신기간이 다가온 전세입자에게 추가 전세보증금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월세 선호 심리도 되살아나고 있다. 노원구 하계동 M공인중개 관계자는 “지난 해 하반기 전세로 계약을 연장하려던 집주인들이 수급불균형 상태를 읽고, 다시 월세로 전환하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문제점
전문가들은 정부의 개입으로 시장의 불투명성이 확대된 때문에 전셋값 상승 분위기만으로 시장이 크게 출렁일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수요자들이 시장 분위기에 휩쓸려 한 쪽으로 대거몰리는 ‘속물효과’(Snob Effect)가 발생할 경우, 한꺼번에몰린 수요가 단계적으로 해소되지 못하고 전세난이 만성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전문가들은 최근 반등하고 있는 시장금리도 잠재적으로 수요자들의 어깨를 무겁게 하는 악재로 꼽고 있다.
지난 해부터 주택시장이 공급자 중심으로 굳어진 탓에, 자칫 실질금리 상승률에 맞춰 전셋값이나 월세이율을 올려 받으려는 심리가 시장에서 더 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46)사장은“전세 재계약이 많은 짝수 해에 수급불균형까지 겹쳐 보금자리 마련에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며 “때를 기다리고 미루기 보다 계약을 서두를 때”라고말했다.
황종덕기자
lastrada@hk.co.kr
■발품팔면 숨은 '싼 전세' 많다
예고된 재앙, 임오년 주택 전세난이서서히 수면위로 부상하고 있다. 때문에 길거리를 하염없이 헤매던 지난 해 7,8월의 악몽을 재연하지 않기 위해 많은 전세 수요자들이 이사철에 앞서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전문가들도 특정지역을 선호하기 보다가급적 편의시설이 갖춰진 대단지 가운데 물량이 많아 조금이라도 싼 곳을 중심으로 빨리 계약을 맺으라고 조언한다.
닥터아파트 김광석(32)과장은“전세 물량이 많은 입주 예정단지 중심으로 살펴 보되, 최악의 경우 통근권에 들어있는 외곽 수도권도 마다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서울지역
신규 입주 예정 대단지는 전세 물량이꽤 쏟아지므로 운 좋으면 원하는 층을 고를 수 있고, 주변 시세보다 싼 집을 구할 수도 있다.
여의도, 영등포, 마포 등 서울 서부중심권으로 통근하는세입자라면 5월에 882가구가 입주하는 공덕 삼성싸이버, 6월에 801가구가 입주하는 당산동 삼성 싸이버, 대우 드림타운 등에서 발품을 팔아야한다.
강북권은 2월에 2,075가구가 입주하는 미아동 벽산아파트와 5월에 1,531가구가 입주하는 상월곡동 아파트에서 전세 매물을 구할 수 있을듯 하다. 강동구에서는 암사동의 한솔아파트가 입주를 기다리고 있다.
수도권지역
올 해 수도권에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물량은12만7,000여가구로 꽤 물량이 많다. 더욱이 수도권 전지역에 걸쳐 공급될 예정이어서 불행 중 다행이라 할 만하다.
이 가운데 수원 율전동 율전2차 삼성아파트, 안양 안양동 삼성아파트 ,안산 고잔동 대림 e-편한세상, 용인 구성면 쌍용1차아파트 등이 입주물량이 많을것으로 기대된다.
이 가운데 수원 천천지구는 국철 성균관대역이용이 가능하고 프리미엄도 높지 않아 서울 도심권 통근자들에게 적당하다.
이 밖에 안양 안양동 삼성아파트, 안산 고잔동 대림e-편한세상도 국철이용이쉬워 권할 만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