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배(朴昌培) 증권거래소 이사장이 24일 기자간담회를 자청, 정부가 추진하는 주가지수 선물ㆍ옵션시장의부산선물거래소 이전을 공식반대하고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선물ㆍ옵션의 시장이전 문제는 증권거래소 노조와 사무금융연맹 등이 반대운동을 벌여 왔으나,거래소 이사장이 직접 나서서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박 이사장은 특히 “정부가 시장 이전을 위해 올 상반기 중 구성할 예정인 유관기관협의기구에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며, 향후 추이를 보아가며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혀 정부와의 정면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박 이사장은 “주가지수 선물시장은 증권거래소와 증권업계의 지난 10여년에 걸친 땀과 노력으로 세계적인시장으로 성장했다”며 “이를 정치논리에 의해 특정지역 거래소에 이전하는 것은 사유재산인 영업권의 침해일 뿐 아니라 국가경제와 자본시장 발전에도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주가지수 선물시장의 이전은 증권업계와 투자자의 거래비용과 불편만 가중시키고, 시스템을 새로 설치하는 등 막대한 이전비용이 드는 반면, 거래의 전산화로부산지역 경제에는 실질적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또한 “시장관리의 이원화로 인해 불공정거래 가능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것도 문제”라고지적했다.
박 이사장은 선물거래법 시행령 상 이전 시기가 2004년1월1일로 명시돼 있는 데 대해 “법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며 “시장 이전에 앞서 현물-선물 일체 원칙에따라 정부가 약속한 시장개편 방안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재정경제부 변양호 금융정책국장은 23일 부산상공회의소에서 부산 선물ㆍ금융포럼 주최로 열린‘선물시장 발전 세미나’에 참석, “올 상반기 내 재경부 금감위 증권거래소 선물거래소 등 유관기관이 참여하는 협의기구를 구성하고, 하반기에는 실행계획을수립해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가겠다”며 시장 이전 일정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지난해 주가지수 선물시장은 매년 급속히 성장, 지난해 총 거래량은 전년 대비 60% 증가한3,150만 계약으로 세계 3위를 기록했다. 선진국의 경우 미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증권거래소와 선물거래소를 통합하는 추세이며, 미국은 주식선물을증권거래소와 선물거래소에 모두 허용하고 있다.
김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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