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에 조용한 변화 바람이 불고 있다. 폐쇄적인 기자실의 문호가 대폭 개방될 전망인 데다 일부 신문은 석간 폐지 계획까지 밝히고 나섰다.58개 신문·방송·통신사의 편집·보도국장으로 구성된 일본 신문협회 편집위원회는 23일 ‘기자 클럽’의문호 개방 등을 골자로 한 ‘새로운 견해’를 발표했다.
위원회는 기자클럽을 ‘공공기관을 지속적으로 취재하기 위한 자주적 조직’으로 규정하고, 기존 회원사 뿐만 아니라 보도 윤리준수 등 일정 조건을 갖춘 프리랜서 등에게 개방하도록 권고했다.
또 기자실을 ‘공공기관 정보를 보도하기 위한 작업실’로 규정, 공공 기관은 설명 책임과 정보공개 의무상 그 설치를 책임져야 하며, 기자클럽 구성원을 포함한 모든 기자들에게 개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지침은 일본 언론의 취재 관행이 크게 바뀔 것임을 예고한다. 일본의 기자실은 원칙적으로 이용제한이 없으나 실제로는 일정 기준 이상의 언론사 출입기자들이 기자클럽을 구성, 장악해 왔다. 이에 따라 브리핑 등이 기자클럽 중심으로 이뤄져 정보 조작과 담합 가능성이 지적돼 왔다.
또산케이(産經)신문은 4월부터 도쿄(東京)를 비롯한 수도권에서 석간을 없애고 조간 신문 제작에 전념하기로 했다. 대신 2월부터 신문협회가 한달에 하루씩을 정하는 휴간일에도 가두판매용 조간 신문을 만들어 신문없는 날을 없앤다는 방침이다.
오사카(大阪)를 중심으로 한 간사이(關西)지역에서 석간 발행이 계속되지만 산케이의 결정은 다른 신문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방침이다. 요미우리(讀賣)·아사히(朝日)·마이니치(每日)·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등은 석간폐지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지만 상당수의 지방지는 오래전부터 석간 폐지를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황영식 특파원
yshwa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