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젊은 연인같다. 두손을 꼭 맞잡고 은반을 선회하는 중년 부부에게 수백명 스케이터들의 눈길이 쏠린다. 이병철(52ㆍ무역업)_강경옥(48ㆍ유치원원장)씨 부부에게 피겨스케이팅은 인생의 동반자와도 같은 것이다. 부부가 함께피겨스케이트를 지친 것은 연애 시절부터니 벌써 30년이 넘었다.남편 이씨는 중학교때 육상선수였다. 겨울철 바깥 훈련이 어려울 때 코치는 피겨스케이팅을 권했다. 발이 ‘8자’로 벌어지는 스피드스케이트는 육상선수에게 금물이었기 때문. 대학에 입학하면서 이씨는 운동을 그만뒀지만 한번 맛들인 피겨스케이팅을 그만둘수 없었다.
부인 강씨는 초등학교 시절 롱스케이트를 먼저 배우다가 피겨스케이트를 신었다. 대학시절에 교복을 입고 빙판을 선회하는 이씨의 모습에반해 연애 7년만에 결혼에 골인했다. 하지만 결혼을 하고도 열정은 식지 않았다. 일찍부터 맞벌이를 해 가족들이 모두 모이기 힘들었지만, 강씨는두 아들이 걷기 시작하자 토요일을 가족 전체가 피겨스케이팅을 즐기는 날로 정했다.
무엇이 이씨 부부를 피겨스케이팅에 붙잡아 두었을까. “(서울)보문동집에서 성남에 있는 직장까지 하루 3~4시간씩 운전했어요. 40이 넘으니 머리도, 다리도 아프더군요”라고 기억하는 이씨는 “얼음 위는 공기가 차갑잖아요. 먼지가 없는 얼음판을 한참을 지치다보니 머리부터 맑아지더군요”라고말한다.
강씨는 산후 조리에 효험을 봤다. 둘째 천군이를 낳은 후 시름거렸던 강씨는 “관절과 근육이 많이 약해졌는데 피겨를 타고나니 늘어져있던 근육이 튼튼해지더라”고 말했다. 강씨의 지적대로 피겨스케이팅은 뼈를 강화시켜줘 중년 여성의 적인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데도 최적인 스포츠다.
이씨 부부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피겨스케이팅의 효과는 손꼽을 수 없을 정도다.대개 한쪽 날만 사용하는 스피드스케이팅과 달리 피겨는 늘 양쪽 날을 이용해 전후좌우로 이동하기 때문에 몸의 조정능력을 향상시켜 준다.
스핀을 요구하기때문에 허리 움직임이 많아 군살은 빠지고 근육이 생겨 몸매를 가꾸는 데도 도움이 된다. 50줄을 바라보는 강씨가 처녀 때의 몸매(160㎝ 52㎏)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를 알 것같다.
얼마나 배워야 탈 수 있을까. 안날과 바깥날을 이용해 전후 좌우로 원과 반원을그리는 8가지 동작을 할 줄 알게 되면 초급 수준에 오른 셈이다. 초보자라도 5,6개월 정도면 초급수준에 오를 수 있고 그때쯤 되면 링크를 질주해오는스피드 스케이터들이 겁나지 않게 된단다.
“자녀분들도 스케이트 잘 타시죠.” 기자의 물음에 답변이 돌아왔다. “이번에 둘째 아이가 동계올림픽(아이스댄싱)에 출전합니다.호호호.”
■스케이트 이외에는 특별히 필요한 장비가 없다. 초보자들은 11만원 정도의 국산이 적당하다. 초급단계를 넘었다면 외제(영국산)를 타는 것을 권할만하다. 가격은 45만원선(구두 20만원, 날 25만원)으로 다소 비싸지만 관리만 잘하면 구두는 평생을 쓸 수 있다. 5~6회 탈 때마다 날 갈이를 해주어야 한다.
스케이트를 신었을 때 발목이 흔들리지 않는 구두를 고르는 것이가장 중요하다. 발목부분이 고무로 된 것은 피해야 한다. 복장은 특별한 제한은 없지만 스트레칭이 불가능한 청바지는 금물. 대부분의 실내링크에서피겨스케이트 대여 및 강습을 한다. 스케이트 대여 하루 2,500~3,000원. 강습료는 주 3회 7만~8만원(대여료제외), 주 5회 25만~30만원선(대여료포함).
이왕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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