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중인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24일 밤 12시( 한국시간) 미국의 딕 체니 부통령과 면담하는 등 공화당 정부와 의회의 환대를 받고 있다.이 총재가 한국을 떠날 당시면담 리스트는 콘돌리사 라이스 국가안보 보좌관이 눈에 띄는 인사일 정도였다.
그러나 미국 현지에 도착한 후 상황은 달라졌다. 체니 부통령 면담을시작으로 새로운 면담 스케쥴이 속속 잡히고 있다.
외국의 야당 지도자가 미국을 방문해 미국 부통령과 만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미국 정부 고위인사들이외국 야당 지도자들과의 면담을 가급적 사절해 온 관례에 비춰보면 이 총재에게 파격적인 배려를 해주는 셈이다.
이 총재는 25일 새벽 콜린파월 국무장관과도 만났다. 파월 장관은 일본에서 열린 아프간 지원을 위한 국제 회의에 참석한 뒤 귀국해 면담 자체가 불확실했으나 24일 만나고 싶다는 전갈을 전해왔다.
이에 앞서 23일에는 예정에 없던 데니스 하스터트 연방하원의장(공화당 소속), 토마스 길레이 공화당 수석 부총무 등도만나는 등 일정을 쪼개느라 애를 먹을 정도였다.
크리스토퍼 콕스 공화당 하원 정책위의장은 24일 이 총재를 만난 자리에서 “선거승리를 기원한다”고 노골적으로 호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헨리 하이드 하원 국제관계위원장 등 공화당 의원 4명과의 만남에서 일부 참석자들은 “부시행정부와 클린턴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차이가 있다고 보느냐”고이 총재를 테스트하는 당황스런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공화당정부에서 북한 문제 등에 대해 관심이 많은데다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한국 야당 총재의 견해를 듣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말했다.
이 총재의 면담 대상이 공화당인사에 집중돼 있고 민주당은 리처드 게파트 하원 원내총무가 유일해 ‘외교 편식’ 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이태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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