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출신 킴 클레이스터스(19)와 쥐스틴 애넹(20)은 체격조건이나 코트선호도에서는 커다란 차이를 보이지만 둘도 없는 친구 사이다.잔디나 하드코트를 선호하는 클레이스터스는 비교적 큰 체구(174㎝, 68㎏)를 활용한 양손 백핸드가 주무기이다. 반면 클레이코트에 익숙한 애넹은 한 손 백핸드가 워낙 강해 왜소한 체격(168㎝, 57㎏)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하지만 1999년부터 본격적으로 투어무대에 모습을 드러낸 이들은 밀고 당기며 벨기에 테니스를 세계 정상급으로 끌어올렸다.
16세였던 99년 US오픈 32강까지 올랐던 클레이스터스는 그 해 세계여자프로테니스협회(WTA)로부터 가장 인상적인 신인으로 뽑혔고 지난해 롤랑가로 여자단식 결승에 올라 벨기에 테니스 역사를 뒤바꿔 놓았다. 이에 뒤질세라 애넹은 2주후 열린 윔블던에서 준우승, 클레이스터스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지난해 상대전적서 3승1패로 앞섰던 클레이스터스는 23일 멜버른공원 로드 레이버아레나에서 계속된 2002 호주오픈(총상금 860만달러) 여자단식 8강전서 애넹을 2_0(6_2 6_3)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클레이스터스는 톱시드제니퍼 캐프리애티(미국)와 결승진출을 다투게 됐다.
단식 1회전서 이변의 첫 희생양이 된 남자친구 레이튼 휴이트(호주ㆍ세계 1위) 대신 우승 트로피에도전하게 된 클레이스터스는 “오늘은 만족스러운 경기를 했다”고 흐뭇하게 웃었다. 반면 애넹은 “상대가 너무 강해 내가 어찌해 볼 수 없었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한편 남자부에서는 2000년 US오픈 우승자 마라트 사핀(러시아ㆍ9번시드)이 기권승으로 손쉽게 4강 티켓을 손에 넣었다. 세계 24위 이리 노박(체코)은 스테판 쿠벡(오스트리아)를 3_0으로 꺾고 생애 첫 메이저대회 4강고지를 밟아 토마스 요한손(스웨덴)과 결승 길목에서 만난다.
정원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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