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0여년 전, 격변과 혼돈의 춘추시대에 새로운 사고를 제기했던 손자(孫子)가 21세기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어떤 삶의 지표를 던져줄까?도올 김용옥의 ‘노자와 21세기’,성태용의 ‘주역과 21세기’ 등 동양철학 고전시리즈를 기획해온 EBS ‘기획시리즈’가 28일부터 ‘손자병법과 21세기’(월~목요일, 오후10시50분)를 방송한다.
대선을 앞두고 있는 등 정치ㆍ경제 분야에서 변화가 예측되는 시기에 ‘손자병법’은 시의 적절한 선택으로 보인다.
정윤환 PD는 “남과의 경쟁에서 짓밟고 올라서야만 생존할 수 있다고 믿는 현대인에게 세상을 살아가는 이치를 심어주기에 ‘손자병법’이 최적의 교과서”라고 주장한다.
‘기획시리즈’사상 최연소인 38세의 동양철학자 박재희(성균관대학교 강사)박사가 강의를 맡았다.
‘교양한문’(EBS), ‘박재희 박사의 논어풀이’(경기 케이블TV) 등 TV를 통해 대중에게 동양고전을 전파해온 소장학자다.
“사실 ‘지피지기 백전백승’이라는 말은 손자병법에는 나오지 않는다. 손자병법의 원문인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ㆍ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험하지 않다)’는 남과 내가 상생하는 윈-윈(Win-Win)전략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드라마로도 만들어졌을 정도로 대중에게 친숙한 고전인 손자병법 처세술로 평가절하되는 것에 대해 경계한다.
“농업혁명으로 사회가 급변했던 손자가 살았던 춘추전국시대와 정보혁명으로 사회체계가 변화하는 오늘날은 신ㆍ구 가치관이 충돌하고 새로운 사고로 대처해야 한다는 점에서 동질적이다.”
박재희 박사는 역사가 과거와 현재의 대화이듯, 고전 해석 또한 현재의 사회현실을 떠나서는 무용지물이라는 것이다.
그는 우선 경영 측면에서 손자의 병법을 해석한다. 28일 방송될 1강 ‘손자의 재벌해체론’에서는 “제후들간에 합종연횡을 통해 패권을 다투던 춘추시대와 실리를 추구하며 구조조정을 감행하는 오늘날의 경제 상황이 닮아있다”며 재벌경영의 변화를 촉구한다.
목소리 톤을 높여 강의하는 모습이 언뜻 도올을 연상시킨다.
그러나 “목소리를 높인다는 건 고전을 역동적으로 강의한다는 증거”라며 나름의 스타일이 있음을 강조한다.
고사를 곁들여 이야기를 풀어가는 솜씨도 인상적이다.
문향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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