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바지주머니에서 돈을 꺼내 통행료를 지불하고 안전벨트를 매면서 출발하는 순간, 경찰관이 다가와 범칙금 스티커를 발부했다.안전벨트를 매지 않았다는 것이다. 황당한 나머지 관할 경찰서에 이의신청을 하고, 즉결심판을 받는 과정에서 공권력이 누굴 위한 것인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경찰관 남의 사정은 아랑곳 하지 않았다. 단속실적을 올리기 위한 단속이 확실했다.
법이란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였다. 적발 건수가 경찰관에게는 중요한지 모르겠으나, 시민들에게 불만과 피해를 줘서는 안된다.
오히려 경찰관이 부당하게 단속, 시민에게 피해를 끼쳤을 경우 경찰관을 문책하는 규정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즉결심판 과정에서도 많은 문제점이 노출됐다. 우선 재판시간이 지켜지지 않았다.
법을 집행하는 기관에서 시간을 지키지 않는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았다.
나의 경우, 즉결심판시작시간이 담당경찰로부터 통보된 것보다 1시간 40분이나 늦어졌다.
이러고도 어떻게 남의 잘잘못을 판단하고 법을 지키라고 할 자격이 있는지 반문하고 싶다.
즉결심판 장소는 너무 춥고 시설이 열악했다. 재판진행 과정에서 나와 함께 있던 사람들이 얼마나 추위에 떨었는지 모른다.
대기실 입구의 문패는 '피의자 대기실'이라고 적혀있었다. 나 같은 사람이 피의자라니, '민원인 대기실'이 맞지 않을까? 대기실 화장실에는 손 씻을 물도 없었다.
아무리 피의자라고 하지만 법원을 찾아온 '손님'들에게 좀 심했다.
더욱이 법원은 피의자의 주장을 대부분 받아들이지 않았다. 피의자의 주장을 믿기 어렵다면 외국처럼 이들의 운전경력을 참고해 판단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다.
미국 로드아일랜드에서의 경험을 얘기하자면, 교통법규 위반문제를 담당하던 판사는 운전자의 경력을 매우 중요시했다.
운전자가 1년 동안 경찰에 적발된 건수가 없다면 'Good Driver'라 하여 벌금은 물론 법정수수료도 받지않고 돌려보냈다.
재판을 받는 사람의 인격도 중요하다. 한 피의자의 자세가 바르지 못하다고 하여, 판사는 "당신, 구류 며칠을 살아 볼래요"하며 '협박'을 했다.
그 사람은 너무 추워 몸을 움츠린 자세로서 있었다가 판사에게 모욕을 당한 것이다.
진정한 권위는 무리한 법 집행이나 협박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정말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 공권력의 권위와 가치가 확보될 것이다.
이광호 교수 ·상주대 기계공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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