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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관광대가부터 재협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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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관광대가부터 재협상을

입력
2002.0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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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금강산관광사업 지원대책의 요체는 이미 관광공사에 대출해 준 남북협력기금 가운데 잔액 450억원을 현대에 월별 지원한다는 것이다.이 기금으로 학생들의 수학여행이나 이산가족, 영세민, 통일관련 단체들의 금강산 관광경비 일부를 지원하면 관광객이 확보되지 안겠느냐는 발상이다.

또 관광객을 모으는데 유리한 면세점을 장전항 해상호텔과 봉래호내에 설치 운영하는 등 측면지원 방침도 있다.

현대가 죽을 쑤고 있는 이 사업에 관광공사로 하여금 돌파구를 마련토록 해보겠다는 것이 정부의 의도가 아닌가 싶다.

예상했던 대로 야당이나 보수계층으로부터 정경분리 원칙의 포기니, 시장원리를 저버린 대북 '퍼주기'니 하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엄밀하게 말해 금강산 관광사업의 정경분리는 정부의 입장이 아니다.

당초 북한은 남한과 금강산 관광사업 등 교류를 시작할 때 우리당국과의 대좌를 극력 기피했다.

한국 최대기업 현대그룹의 총수이자 그들이 말하는 소위 '통일일꾼 정주영'이라는 인물과의 협상에서 북한은 금강산 관광의 문을 열었다.

물론 현대는 정부의 뒷받침을 받았고, 형식적이긴 해도 북한은 그들의 카운터 파트를 아태평화위라는 급조된 민간단체를 내세웠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정부의 이번 금강산사업 직간접 참여는 남북 당국간 대화의 계기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오히려 정경분리를 고집하며 당국자간 대화를 기피하고 현대라는 개별기업과 문제를 처리하려던 북한의 속셈을 타파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의 본질은 현대가 체결한 관광대가가 현실성을 무시한 채 높게 책정돼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그간 몇 차례 이 불합리한 점 개선을 위한 북측과의 우선적 협상을 정부에 촉구한 바 있다. 관광공사가 주도적으로 이 사업을 맡는다 해도 이런 고비용 구조로는 채산성을 맞추기 어렵다.

물론 민족문제가 시장원리에 따른 채산성에 좌우돼서는 안 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사회 내부의 남남갈등 해소도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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