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형사4부(구욱서ㆍ具旭書부장판사)는 23일 1999년 8월 ‘옷로비 사건’ 국회 청문회에서 위증한 혐의로 기소된 최순영(崔淳永) 전 신동아그룹회장 부인 이형자(李馨子ㆍ57),영기(英基ㆍ53)씨 자매에 대해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재판부는 또 위증 혐의로 1심에서각각 징역 1년6월과 1년이 선고됐던 라스포사 사장 정일순(鄭日順ㆍ57)씨와 강인덕(康仁德) 전 통일부장관 부인 배정숙(裵貞淑ㆍ64)씨에 대해모두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배씨의 변호사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1심대로 무죄를 선고했다.
이날 선고는 ‘이씨 자매의 자작극’이란 대검의 수사결과를 뒤엎고 ‘이씨측의 포기한 로비’라는 특검의 수사 결론에 무게를 뒀던 1심 판결을 그대로 인정한 것이다. 김태정(金泰政) 전 법무장관부인 연정희(延貞姬ㆍ51)씨는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뒤 항소를 포기했었다.
재판부는 “옷로비 사건은 객관적 증거없이 각자 진술이 상반되고 여러 수사기관에서 중복 수사를 하면서 관계자들의 진술이 모순된다”며 “이런 진술을 법관의 자유심증에 따라 논리와경험칙에 비추어 볼 때 이씨 자매가 위증을 했다는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들은 일관성과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정씨는 연씨의 탁으로 시작한 거짓말이 국회 위증으로 이어져 청문회에서조차 진술을 왜곡하거나 은폐한 데 대해 막중한 책임이 있으나 연씨가 집행유예형을 받은 만큼 형평성을 고려해 집행유예를 선고한다”며 “배씨 역시 이씨에게 자신이 아닌 연씨의 옷값 대납 요구를 한 것으로 기소돼 변호사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없고, 위증사실은 인정되나 건강상태 등을 고려해 집행유예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한편 선고 직후 이씨 자매는“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고 말했으나, 검찰은 대법원에 상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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