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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지원회의 폐막…재건엔 찬성, 속셈은 각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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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지원회의 폐막…재건엔 찬성, 속셈은 각각

입력
2002.0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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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재건지원회의가 22일 세계 각국 대표들로부터 올해 18억, 5년간 45억달러에 달하는 지원다짐을 받아내고 막을 내렸다.이 같은 지원액은 한 국가에 대한 단기지원으로는 사상 최대규모다. 미국과 일본, 유럽연합(EU),사우디아라비아 등 공동의장국 대표들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국제사회의 확고한 지원 태세를 확인, 만족스러운 성과를 거두었다”고 자찬했다.

이런 평가는 무엇보다 참가국의 절반가량인 30개 국가, 국제기구 등이 실체적인 지원의사를 표명, 이 표명, 아프간이 당장 필요로 하는 자금 수요를 메우게 됐기 때문이다.

이날 의장국들이 최종집계한 지원액은‘2002년 18억달러 이상’으로 세계은행이 앞으로 1년간의 자금 수요로 추산한 18억달러를 충족했다. 또 총지원 규모가 ‘45억달러 이상’이어서 카르자이 총리가 내년 3월말까지 필요하다고 밝힌 21억~23억달러도 사실상 충족된 셈이다.

그러나 이런 겉모습과 달리 이번 회의는 국제사회의 복잡한 이해 관계가 그대로 드러내는 등 많은 과제를 남겼다. 세계은행과 유엔 등 국제기관은 세계은행에 설치할 신탁기금을 통해 보다 체계적인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 등 주요 지원국은 양자간 직접 지원을 주장했다. 다자간 지원은 모금과 지출에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이유였지만 실제로는 아프간에 대한 영향력 행사를 고려한 결과였다. 카르자이 총리 조차 시간을 다툰다는 이유로 직접 지원을 희망했다.

이에 따라 한국을 비롯, 신탁기금을 통해지원에 나서는 국가들은 사실상 ‘생색’을 내지 못하고 거액 지원국은 직접 지원에 나서는 이중 구조를 띠게 됐다.

또 아프간의 과거와 현재에 역사적 책임이 있는 영국과 러시아, 미국의 소극적인 태도도 문제로 남았다. 러시아는 아예 지원 의사를 밝히지 않았고 영국은 EU 지원금의 일부만을 분담할 전망이다. 미국도 최초 1년간 2억9,600만달러를 약속했으나 그 이후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이 없어 일부 국가들의 비판을 받았다.

더욱이 현지 상황에 대한 기초적 자료가 확보돼 있지 않고, 과도정부 자체의 신뢰도가 낮다는 상황을 고려하면 각국이 모처럼 염출한 자금의 지출이 왜곡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도쿄=황영식 특파원

yshw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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