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댄스가수 유승준 파동이 거세다.한국일보를 비롯, 언론사의 인터넷 게시판과 팬들이 운영하는 홈페이지의 게시판은 비난 일색으로 도배되고 있다.
군 복무를 피하기 위해 한국국적을 버리고 미국시민권을 선택했다는 것이 이유이다.
한국인으로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대신 '미합중국의 헌법을 준수하고 미국의 법이 요구할 때는 어떤 의무도 다하겠다'는 요지의 미 시민권 선서문도 소개되고 있다.
■한국사회에서 병역의무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한 개인의 국방 의무란 개념을 넘어 '애국심'바로 그 자체로 평가 받는다.
약소국민으로 겪은 망국과 식민지의 경험이 아직 생생하고, 6ㆍ25의 참화가 휩쓸고 간 사회이기 때문일 것이다.
민심을 반영하는 각종 선거에 미치는 영향도 대단하다.
후보자 본인은 물론, 직계가족의 병역 이행여부도 그래서 큰 관심사가 된다. 혹 면제를 받았다면 그 사유가 적법한 것인지를 따지게 된다.
지난 대통령선거때 어느 유력후보 아들의 병역기피 의혹이 판세를 갈랐을 정도다.
■유승준은 폭발력이 넘치는 가수로 젊은이의 우상이다.
근육질 몸매에서 분출되는 다이내믹한 율동과 노래는 청소년들을 매료시킨다.
요즘 청소년들은 좋아하는 인기가수를 위한 팬 클럽을 만들고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그들 회원들간에 소식을 주고 받는다.
라이코스 코리아에 들어가 검색해 보면 팬들이 만든 유승준 주소가 무려 160개나 나온다. 얼마나 많은 청소년들이 그를 좋아하고 환호했는지 알 수가 있다.
■지금 쏟아지는 비난의 핵심은 국적 선택이 아니다. 팬들을 기만한 것이 이유이다.
유승준은 지금까지 '신검통지서가 나오면 징집에 응하겠다'느니, 심지어 '하나님께서 내가 군에 가서 또 뭔가 할 역할을 만드셨다'고 군복무를 당연시했다.
그랬던 그가 미국시민권 선서를 했다는 소식에 팬들이 배신감을 느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그러면서 비난이 수그러들면 다시 방송에 나올 것이 아니냐고 최근의 TV 관행까지 비판의 도마에 올려 놓았다.
한 젊은 가수의 국적포기는 우리 사회상을 드러내는 '사건'으로 변하고 있는 중이다.
최성자 논설위원
sjcho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