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이름으로 무고한 인명을 해치는 것은 신에 대한 모독이다.”이슬람교 기독교 유대교 등 중동의 3대 종교 지도자들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분쟁 해소를 위해 처음으로 만나 폭력행위 중단을 촉구하는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20일부터 사흘간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회동한 3대 종교 지도자들은 22일 채택한 7개항의 공동선언에서 “우리는 서로에 대한 증오와 오해에 반대하며, 생명과 존엄을 부인하는 폭력과 유혈 사태를 종식시킬 것을 다짐한다”고 천명했다.
이 회의에는 이스라엘의 외무부 차관이기도 한 정통 유대교 랍비 미카엘 멜치오르, 팔레스타인의 이슬람교 지도자인 세이크 타시르 알 타미니, 미카엘 사바 예루살렘 대주교 등이 참석했으며 이집트 이슬람 수니파 총본산인 알 아즈하르의 이맘 모하메드 사예드 탄타위가 주재했다.
종교 지도자들은 서로의 역사적, 종교적 유산을 존중하며 이웃으로 함께 살아나갈 것을 모색하기로 약속했다. 이와 함께 “종교간 대화를 하지 않을 경우 평화는 있을 수 없다”면서 성지 예루살렘의 평화를 회복하기 위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종교 지도자들로 구성되는 상설 위원회를 설치키로 했다.
이들은 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당국에 휴전을 준수할 것과 함께, 미첼 보고서와 테닛 중재안 이행을 촉구했다. 이 중재안들은 무조건적인 폭력 중지, 유대인 정착촌 건설 중단, 팔레스타인 여행금지 해제, 휴전을 계속하기 위한 조치 등을 권고하고 있다.
이 선언문은 종교적인 것이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대화에 적잖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이스라엘은 공식 성명을 통해 “이번 극적인 회의가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축복을 받았다”고 밝혔다.
남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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