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4월29일부터 6월29일까지 평양에서 열리는 매스게임(집단체조) ‘아리랑’과 금강산 관광을 연계할 것을 남측에 제의했다. 정부는 21일 기존의 ‘시장경제’원칙을 철회, 중단 위기에 몰린 금강산 관광사업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남측 금강산 관광객의 아리랑 공연 관람과 정부의 금강산 관광사업 지원 방침이 금강산 뱃길의 정상화와 남북관계 복원으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
김윤규(金潤圭) 현대아산 사장은 이날 “최근 금강산에서 열린 협상에서 북측 아리랑 공연 관계자가 금강산 관광객에게 평양의 아리랑 공연을 개방하겠다고 제의해 왔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이어 “북측이 조만간 숙박, 비용, 이동경로 등 구체적 연계방안을 제시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정부 당국자는 “북측이 아리랑 공연 관람을 공식적으로 제의한 것은 처음”이라며 “금강산-원산-평양 관광루트는 북측의 의지만 있으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금강산 관광사업의 주체인 현대아산을 지원한다는 방침을 확정하고, 이를 김윤규 사장을 통해 북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김홍재(金弘宰) 대변인은 “정부는 금강산 관광사업이 ‘평화사업’이라는 측면에서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면서 “이번주 중 구체적 지원방안을 국회에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6월 한국관광공사에 대출키로 한 900억원 가운데 아직 집행되지 않은 450억원 내에서 지원하는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홍순영(洪淳瑛) 통일부 장관은 이날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를 방문, 정부의 방침을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했으나, 이 총재는 “북한이 변하지 않는 상황에서 금강산 관광을 지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거부의사를 밝혔다.
자민련 정진석(鄭鎭碩) 대변인도 “정부지원이란 국민혈세에 의존하는 기형적 대북사업은 재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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