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G구조조정 회장 이용호씨의 해저금괴발굴 사업과 관련, 핵심적인 비호세력으로 지목돼 온 전 예금보험공사 전무 이형택씨가 마침내 특별검사팀의 수사대상으로 떠올랐다.이씨는 김대중 대통령의 처조카이자 1997년 대통령선거때 신한국당(한나라당의 전신)이 DJ비자금 의혹을 제기하면서 자금관리인으로 지목됐던 인물이다.
이 전 전무는 당시 동화은행 영업부장으로 있었다.
이제까지 이씨와 관련해 확인된 사실은 이용호씨에게 금괴발굴 사업자를 소개해 줬다는 것 뿐이었다.
이씨는 지난해 9월 국회 재경위의 국감에서 증인으로 출석, "동화은행에 근무하던 1992년 알게된 무역업자 최모씨가 해저금괴 발굴사업을 하는데 자금이 부족하다고 해 2000년 7월 금융중개업자 허옥석(구속)씨로부터 고교동문인 이용호씨를 소개받아 최씨와 연결해줬다"고 밝힌바 있다.
하지만 이씨가 정권 실세라는 신분에서 단순소개역을 떠나 이용호씨의 배후인물이라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으며 이씨가 이용호씨를 이용해 정치자금을 마련했다는 의혹까지 나돌았다.
그럼에도 대검 중수부는 지난해 이씨에 대해 "관련자들을 상대로 확인했으나 이씨에 대해 별다른 혐의점을 찾을 수 없었다"고 입건조차 하지 않았다.
또 검찰은 금괴발굴 사업과 관련해서도 "정.관계 인사의 로비의혹이 드러난 것은 없다"고 밝혔었다.
검찰의 '부실수사'를 드러낸 또 하나의 사례로서 책임추궁이 불가피하다.
이런 상황에서 이씨가 발굴업자 최씨와 오씨등과 수익배분을 약정한 공증서가 드러난 것은 향후 특검수사에서 '이용호 게이트'의 문을 열 열쇠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검은 일단 이씨가 공증서를 통해 수익의 15%를 차지하기로 한 이유를 수사할 것으로 보인다.
만일 이씨가 사업과정에 필요한 해양수산부등 관계기관의 승인을 도와주거나 국가정보원 및 해군의 지원을 얻어준 사실이 드러난다면 이씨에대해서는 알선수재죄가 적용될 수 있다.
이와함께 이씨가 수백억원대로 예상되는 수익을 어디에 사용하려 했는지도 규명대상이다. 항간의 소문처럼 이씨가 정치자금 조성 목적으로 이용호씨를 끌여들였다면 '이게이트'는 당초 소문대로 정.관계 전체를 강타할 핵폭탄으로 작용하게 된다.
이와 관련, 이씨를 소개받은 발굴업자등은 이씨의 역할에 상당히 기대했음을 암시했다.
오씨는 "공로가 있는 사람들이나 투자자들에게 지분을 줘야한다는 얘기가 있었다"고 말했으며 다른 발굴업자 김모씨는 "이씨와 군 장비 동원문제를 상의했으나 결국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손석민 기자
hermes@hk.co.kr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보물선사업 전모
‘이용호(李容湖)게이트’의 핵심인 보물선 사업은 일제시대 경남 거제 앞바다에 침몰했다는 화물선 ‘장산환’과 전남 진도의 죽도 앞바다에 매장됐다는 일제 보물에 대한 소문을 근거로 1990년대 중반부터 추진된 해저유물 발굴사업이다.
이중 이씨의 삼애인더스가 실제 발굴에 착수한 것은 진도 앞바다의 해저 보물. 일제 쇠말뚝 뽑기운동을 펼치던 사단법인 ‘한배달’의 소모씨가 처음 발굴허가를 받아 사업을 시작했으나 보물이 묻혀 있다는 소문 뿐 역사적 근거나 보물의 매장량도 확실치 않다.
발굴가치가 20조~10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장산환’은 99년 신모(56)씨가 인양사업을 추진하다 삼애인더스가 지난해 2월 공동발굴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실제 인양보다는 삼애인더스의주가띄우기 재료로만 활용됐다.
소씨의 진도 해저보물 사업에 97년 오모ㆍ최모씨 등이참여했고 오씨는 2000년 말 다시 이씨와 동업계약을 체결, 발굴권은 삼애인더스로 넘어갔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작년 1월초 2,900원에불과하던 삼애인더스 주가는 27차례나 상한가를 기록하며 불과 두 달 만에 1만5,500원까지 치솟았고, 이씨 등은 154억원 대의 시세차익을 얻었다.
지금까지 이형택(李亨澤)전 예금보험공사 전무는 오씨를 이씨에게 소개시켜 준 것으로만 알려졌으나 2000년 11월 오씨 등과 ‘매장물 발굴 협정서’를 체결, 사업주체로 적극 가담한 사실이 드러났다.
삼애인더스의 사업참여 당시에도 “힘있는 고위층이 개입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또 국가정보원이 발굴 사업의 경제적 타당성을 조사하고 김형윤(金亨允) 전 경제단장 등 국정원 고위층이 관여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삼애인더스는 지난해 6월 성대한 기공식을 갖고 물막이공사 등 본격 탐사ㆍ발굴작업에 들어갔으나 해저 매장물 발굴 승인이 끝나는 지난해 10월 말까지도 보물을 찾지 못해 공사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배성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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