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 타임즈(FT)가 현대투신, 하이닉스반도체 등의 매각 협상이 지지부진한 것은 영미식 자본주의와 유교 자본주의의 문화 차이 때문이라고 보도했다.FT는‘문화 충돌이 한국에서의 투자를 가로 막는다’는 제목의 서울발 기사에서 “한국 경제의 방향을 좌우하는 큰 협상이 잇따라 실패하게 된 내면에는 영미식 교육을 받은 외국의 협상가들과 유교 전통에 익숙한 한국 협상가들의 문화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FT는“한국의 유교 문화는 매각 협상에서 ‘윈-윈’ 게임식 접근을 용납하지 않으며, 오로지‘사느냐, 죽느냐’ 식의 협상만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FT는“이에 따라 한국의 관료들은 국민의 혈세가 투입된 재산을 헐값에 팔았다는 비난을 듣느니 차라리 협상을 무산시키고 외국 협상가들을 비난하는 것을 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FT는 또 “한국에서는 타결되지도 않은 내용을 언론에 미리 공개,협상을 꼬이게 하는 일이 빈번하다”고 밝혔다. FT는 지난 해 말 정부 관료들이GM과의 협상이 크리스마스 전에 끝날 것이라고 밝힌 것과 하이닉스반도체 협상이 곧 타결될 것이라는 주장이 최근까지 나돌았던 것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FT는“경기회복 조짐으로 문제 기업의 해외 매각 필요성이 떨어졌지만 한국 경제의 취약한 금융ㆍ기업부문을 감안하면 반드시 매각해야 한다”며 “AIG와의 매각협상 결렬은 한국 정부의 구조조정 의지에 대한 외국인의 신뢰에 금이 가게 했다”고 평가했다.
조철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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