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매도세가 21일로 10일째 이어졌다. 외국인들은 이날도 현물은 팔면서 선물시장에선 대규모 매수에나서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였다. 기관 투자가들은 매수 우위를 취하며 외국인 매물을 받았지만, 프로그램 매수를 제외하면 규모는 크지 않았다. 외국인과기관의 이 같은 매매행태는 최근 조정국면의 전형적인 모습이다.■외국인 언제까지 팔까
외국인은 8일 이후 열흘 간 9,000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연초 4일간 사들인 6,900억원을훨씬 웃도는 물량이다. 그러나 이 같은 매물은 대부분 삼성전자 등 일부 종목에 집중됐다.
대신증권 조용찬 연구원은 “우리나라 증시와 관련된 아시아ㆍ퍼시픽펀드와 신흥시장 펀드로 환매요구가 커지자MSCI인덱스지수에 비해 초과 편입된 삼성전자 SK텔레콤 등 지수 관련 대형우량주에 외국인 매도가 집중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그는 “일본을제외한 아시아 경제의 회복 기대감이 높아 저평가된 아시아 증시로의 환매규모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외국인 매도압력이 더 이상 확대되지 않을 것”으로예상했다. 현대증권 오성진 연구원도 “단기간에 9,000억원 이상 매도했기 때문에 매도규모는 점차 축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래에세증권 안선영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 매도는 한국 증시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 증시의 동반하락에 따른 것”이라며 “조정국면의 1차 지지선을 지수 650~660으로 볼 때 당분간 매도세는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관 매수여력 있나
투신사의 주식형 수익증권은 9일 6조4,111억원에서 17일 6조6,383억원으로 2,272억원이나늘었다. 하지만 18일 하루 1,649억원이 줄어 아직은 시중자금의 방향성을 말하기 어렵다. 주식과 채권의 혼합형 수익증권에도 같은 기간에8,79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으나 채권혼합형을 제외하면 1,000억원 정도에 그쳤다.
투신사들은 아직 입질 수준의 매수에 그치고 있지만, 지수 700선이 무너지면 매수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한투운용 김성대 본부장은 “현재 펀드의 주식편입비중이 약관 대비 90% 수준”이라며 “금액으로 1,500억~2,000억원 정도의 매수여력이 있다”고말했다.
대투운용 서정호 주식운용팀장은 “현재의 지수대에서는 사기도, 팔기도 어정쩡하다”며 “추가 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투신운용김영준 주식1팀장은 “지난 연말 고점 부근에서 매도했던 일부 기관과 연기금의 매수여력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시차는 있겠지만 이들이 지수700 이하에서 매수주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식운용 규모가 5조원대에 이르는 국민연금의 경우 올해 1조1,000억~1조2,000억원 어치의 주식을추가로 매입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투신운용 등 외부기관에 맡길 6,000억원 가량의 자금 집행이 조만간 단계적으로 이뤄질 예정이어서 주식시장에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상철기자
sc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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