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고 민주공화국 동부의 니라공고 화산(3,471㎙) 폭발로 분출한 용암이 인근 고마 시내를 휩쓸면서 20일 현재 45명이 숨지고 50만 명이 대피 중이다. 특히 주민 18만 명이 식수 공급을 받지 못하는 상태로 발이 묶인 것으로 전해져 피해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17일 폭발을 시작한 아프리카 최대 활화산인 니라공고 화산의 용암천은 3갈래를 형성하며 르완다 국경 고마 시내를 관통해 키부 호수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폭 50㎙,깊이 3㎙에 이르는 이 용암천으로 인구 50만의 고마 시 중심가는 대부분 파괴됐으며 주거 지역의 40%에 이르는 1만 여 주택이 불에 탔다. 용암줄기는 공항 활주로를 덮치며 고마시를 두 지역으로 분리했으며 키부 호수로 유입되기 전 폭 100㎙에 이르는 거대한 용암 삼각주를 형성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용암이 호수로 흘러 들면서 발생하는 유황, 메탄 등의 유독 가스가 반경 30㎞ 지점까지 피해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화산 폭발 직후 주민 대부분은 국경을 넘어 르완다의 국경 도시 기세니로 대피했지만 고마시 서부에 거주하는 십여 만 명은 용암천 사이에 갇혀 오도가도 못하는 상태다. 이 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친 르완다계 콩고 반군 지도자 아돌프 오누숨바는 “18만 명이물과 전기가 끊긴 상태로 고립돼 있다”고 말했다.
1977년 2,000명 가까운 주민이 숨진 이후 최악의 사태가 발생하자 유엔 등 국제 구호 단체들은 일제히 지원에 나섰지만 용암과 잇따른 화재로 공항이나 도로 접근이 힘든 데다 화산 추가 폭발 우려가 높아 원활한 구호 활동을 펴기 어려운 상황이다.
동부 아프리카 지각의 가장 자리인 콩고 동부에는 니라공고와 지난 해 초 폭발한 냐무라기라 등 2곳의 활화산을 포함해 모두 8개의 화산이 있으며 지각 균열이 진행되면서 폭발이 일어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김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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