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범근 전국가대표팀 감독의 아들 차두리(고려대)가 20일 미국과의 골드컵에 출전, A매치 첫 선발 출장을 기록했다.지난 해 11월 크로아티아전에 후반 5분여를 남기고 교체멤버로 투입돼 한국축구 사상 두번째 부자 국가대표(2번째)로 이름을 올린 차두리는 공교롭게도 두 차례 모두 자신의 경기를 아버지가 해설하는 행운까지 안았다.
이날 차두리의 출전은 황선홍의 갑작스런 부상에 따른 것. 하지만 차두리는 ‘이미 준비하고 있었다’는 듯 활발한 몸놀림을 보여 줘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란 평가를 받았다.
전반 9분 최용수가 페널티킥을 유도했을 때 헤딩패스를 연결했고 전반 30분께는 수비 한 명을 제치고 멋진 슈팅까지 날렸다. 또 오른쪽 측면서 날카로운 돌파를 여러 차례 시도, 공격수로서 합격점을 받았다.
그러나 이날 경기를 해설한 차 전감독은 아들이 공을 잡을 때마다 “차두리선수, 과감하게 슈팅을 날려야 합니다” “최용수선수가 연결해준 저런 찬스에선 스스로 해결을 해야죠”라며 침착하게 잘못을 꼬집었다.
히딩크 감독과 그라운드에서 조우한 차 전감독은 “대표팀의 수비력이 좋아진 것 같다. 좋은 경기를 해서 결승까지 올라가라”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차 전감독은 그러나 “부담이 될까 경기전 아들을 만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들의 좋은 활약에 몹시 고무된 표정의 차 전감독은 마음 속으로는 2002 월드컵서 한국축구 사상 첫 ‘부자출전’의 기록을 꿈꾸고 있는 듯 했다.
이준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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