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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실 탐방 / 축산기술연구소 장원경 생명공학연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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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실 탐방 / 축산기술연구소 장원경 생명공학연구팀장

입력
2002.0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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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료 대신 풀을 먹는 돼지, 오줌으로 빈혈치료제를 내놓는 돼지, 비만억제용 달걀을 낳는 닭…유전자 조작을 통한 형질전환 동물 연구에 있어 국내 최고로 평가 받고 있는 수원시 권선구 오목천동 농촌진흥청 축산기술연구소 장원경(47) 생명공학연구팀장이 6명의 연구원과 함께 진행 중인 연구 목록이다.

가축형질전환연구에 있어국내 박사(건국대 축산학과) 1호였던 그는 1984년 축산기술연구소에 터전을 잡은 이후 줄곧 ‘보다 우수한 가축’을 만드는 일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해 8월 고가의 의약품 소재인 빈혈치료물질(에리트로포에틴ㆍEPO)을 젖으로 분비하는 ‘금’ 같은 돼지를 대량 생산해낸 주인공도 그다.

“한 마리의 형질전환돼지가 탄생했다고 해서 성공한 것은 아닙니다. 그 형질이 자손에게까지 전해져야 효용성이 있지요.”

때문에 98년 소의 수정란에 조혈촉진유전자(적혈구 생산을 촉진하는 유전자)을 첨가해 탄생시킨 ‘새롬이’도 지난 해 8월 1세대 22마리, 2세대 10마리로 번식시킨 후에야 진정한 성공이라 인정됐다.

성공 직전에 있는 프로젝트도 있다.

“사료와 함께 먹이의 20%를 풀로 섭취할 수 있는 돼지를 만들었습니다. 섬유소를 소화시킬 수 있는 유전자를 수정란에 주입해 탄생시킨 거죠. 후손을 번식시켜 유전자가 효과적으로 발현되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남았습니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수입곡류의 90%가 가축의 사료에 쓰이는 국내 현실로 볼 때 엄청난 파급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 링거 등의 원료가 되는 알부민이나 비만억제물질을 가진 달걀을 낳는 형질전환 닭 개발도 추진 중이다.

“일본 생물자원연구소와 공동으로 인체 면역거부반응을 극복한 형질 전환 돼지개발에도 곧 착수할 예정입니다.”

‘미다스의 손’처럼 일반 가축을 고부가가치 가축으로 바꾸는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뼈아픈 실패도 있었다.

“99년 오줌으로 빈혈치료제를 생산하는 돼지가 죽어 갈 때 정말 살리기 위해 정말 별 짓을 다했죠. 당시 떼내 실험실에 보관해 놓은 체세포로 꼭 똑 같은 돼지를 복제해 낼 겁니다.”

18년 간 외길을 걸어온 과학자의 근성이다.

■형질전환 돼지의 두 종류

유전자 조작 대상이 체세포인지, 수정란인지에 따라 다르다.

전자는 복제가 필수다.인체 거부반응 극복 돼지의 경우, 미주리대 팀은 체세포 핵에서 관련 유전자를 제거한 후 이를 난자 핵과 교체에 복제하는 방법을 이용했다.

장원경박사가 추진 중인 것은 후자로 돼지 수정란 자체에 면역거부반응 유전자를 상쇄시키는 안티(anti) 유전자를 주입, 발아시키는 것이다.

■유전 발현자(Promotor)

빈혈치료물질이 돼지의 젖으로 나오게 하느냐, 오줌으로 나오게 하느냐를 결정하는 것이 발현자다. 세포핵에 삽입하려는 조혈촉진유전자의 한쪽 끝에 어떤 발현자를 붙이느냐에 따라 분비 기관이 달라진다.

즉 발현자는 유전자가 생물의 어느 기관을 통해 기능을 발휘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유도체인 셈이다.

이진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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