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연방법원과 경찰은 17일 정부가 달러 유출을 막기 위해 예금인출 제한조치를 발표하기 직전에 미국 영국 등 외국계 은행들이 수백억 달러를 해외로 빼돌린 혐의를 잡고 수사에 들어갔다.수사 당국은 특히 페르난도 데 라 루아 전 대통령과 도밍고 카발로 전 경제부 장관 등도 이 사건에 관련된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어 파문이 확산될 조짐이다.
노르베르토 오야르비데 연방판사는 17일 “데 라 루아 전 대통령이 지난달 3일 금융제한조치를 단행하기 전 은행들이 260억 달러를 미국 등지로 유출시킨 혐의가 드러나 수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날 뱅크 보스턴과 시티뱅크, 영국계인 HSBC, 스페인계 산탄데르와 BBVA의 사무실을 수색했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말 달러와 유가증권을 실은 것으로 의심되는 현금 수송용 장갑차량이 부에노스 아이레스 외곽의 에제이자 공항으로 향하는 장면이 녹화된 비디오테이프를 톨게이트에서 압수했다”고 밝혔다.
이 사건을 담당한 후안 카를로스 이글레시아스 변호사도 당시 360~400대의 트럭이 200억 달러가 넘는 현금을싣고 에제이자 공항으로 향했다고 주장했다.
수사당국은 또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신랄하게 비난해온 카를로스 메넴 전 대통령에게 스위스 은행에 예치된 1,000만 달러의 출처에 대해 해명할 것을 요구, 이 사건이 정치권으로 비화하고 있다.
한편 아르헨티나 정부는 이날 마카로네 중앙은행 총재가 페소화의 평가절하와 예금인출 제한조치에 반발해 사임하고, 시민들의 항의 시위도 격렬해지자 달러화 예금에서 페소화로 환전해 인출할수 있는 한도를 3,000달러에서 5,000달러로 상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정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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