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건강 신드롬’에 따른 채식 열풍이 몰아치면서 육류와 낙농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최근 한 방송사의 건강 관련 다큐멘터리에서 지나치게 많은 육류와 유제품을 섭취할 경우 건강에 심각한 해를 끼칠 수 있다는 내용이 방송된후 제품 판매가 급감, 관련업계가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18일 서울 시내 대형할인점 및 백화점들에 따르면 지난 11일 방송 이후 육류와 유제품 매출이 20~40% 감소했다.
반면 생식제품과 유기농 채소류의 매출은 30%이상 증가했다.
너도나도 ‘채식주의자’를 선언한 직장인들이 회식 메뉴를 바꾸면서 신년회 등‘연초 특수’를 기대했던 육류 음식점들도 매출 감소로 고심하긴 마찬가지.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갈비집을 운영하는 김모(47)씨는 “1,2월에는 매출이 보통 30% 정도 늘어나곤 했었는데, 올들어서는 매상이 지난해 연말의 절반으로 줄어들었다”며 울상을 지었다.
대기업 등이 올 설날선물 목록에서 햄류와 갈비세트를 제외 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육가공업체에도 비상이 걸렸다.
사전에 방송 내용을 입수,‘채식 쇼크’를 예상하고 이달 초 서울 남부지원에 프로그램 방영금지 가처분 신청 까지 냈던 한국낙농육우협회는 충격을 최소화 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긴급 시장조사, 소비촉진홍보 강화 및 건강식 육류요리 개발 등 묘안을 짜내고 있지만 채식 열풍이 워낙 거세 당분간 피해를 감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협회 관계자는 “국내 축산산업 기반이 워낙 취약한 데다 지난해 엔 경기침체에 따른 육류 소비 감소, 구제역 및 광우병 파동 등 악재가 겹쳐 고전을 면치 못했다”며 “월드컵, 대선 등 빅 이벤트가 많은 올해를 ‘육류 소비 활성화의 해’로 삼았는데 때 아닌 채식 신드롬으로 사형 선고를 받은심정”이라고 털어놓았다.
한국낙농육우협회, 육가공협회 등 관련 단체들은 해당 방송사에 대한 피해 보상 소송 까지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