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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대통령 취임1주년 / (상)성공과 시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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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대통령 취임1주년 / (상)성공과 시련

입력
2002.0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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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로 미국의 제43대 미국 대통령이 취임 1주년을 맞는다. 플로리다 혈투로 불린 1개월여의 개표 소동 끝에 백악관에 입성한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9ㆍ11 테러라는 시련을 겪으면서 국민의 압도적 지지를 받는 지도자로 거듭났다. 그러나 독선적 리더십에 대한 국내외 반발이 고조되고 있는데다 경기침체 등 난관이 산적해 있어 앞날이 결코 순탄치는 않다. 부시의 1년을 2차례에 걸쳐 되짚어 본다. ≫‘법선(法選)대통령에서 전시(戰時) 지도자로.’

워싱턴포스트는 지난해 11월 대선 1주년을 즈음해 대 테러전쟁을 이끌면서 욱일승천하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위상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

언론의 지적대로 부시대통령은 지난 1년간 미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드라마틱한 역사극의 주인공 역할을 해왔다는 데 이론이 없다. 대통령을 소재로 삼아 비아냥대는 게 상례인 각종 코미디 풍자에서도 부시대통령은 ‘귀여우면서도 강단있는 지도자’로 호평받고 있다.

그러나 출발은 험난하기 그지 없었다. 부시 대통령은 민주당 앨 고어후보와 맞붙은 지난 대선에서 총득표수에서는 뒤지고도 연방대법원의 판결에 힘입어 선거인단수에서 가까스로 앞서 승리했다는 불명예스런 꼬리표를 달고 다녔다.

사실상 ‘견습대통령’이었던 지난해 상반기 부시 대통령은 해군 EP-3정찰기의 중국 하이난(海南)섬 강제착륙 사건과 제임즈 제퍼즈 상원의원의 공화당 탈당이라는 난제에 봉착했다.

그러나 그는 국내와 국외에서 각각 맞은 시험대를 무난하게 차례로 넘어섰다. 특히 상원 다수당을 민주당에 내주는 돌발사태를 맞아 민주당 지도자들을 아우르는 초당적 국정운영과 특유의 친화력으로 극복해내는 수완을 발휘했다.

첫번째 하계휴가가 끝나자마자 터진 9ㆍ11 테러에 비하면 상반기의 시련들은 차라리 ‘워밍업’이라 할 만한 것이었다. 노동절까지 이어진 긴 휴가기간으로 정가의 핀잔을 듣던 터에 건국이래 본토가 처참하게 유린당하는 ‘제2의 진주만공습’으로 엄청난 도전을 맞은 것이다.

하지만 테러와의 전쟁을 치르면서 부시 대통령은 도리어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과 버금가는 반열에 올라섰다.

피격 1주일만에 점퍼차림으로 세계무역센터 피폭현장을 찾아 희생자를 위로하고 복구반을 격려하는 헌신적인 모습으로 국민들의 애국심과 단결력을 고취시켜 전폭적인 국민적 지지를 이끌어냈다.

9ㆍ11 테러에 이어 속출한 탄저균 테러로 설상가상의 어려움에 처하기도 했다. 하지만 부시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공습명령을 시작으로 이역만리 테러조직의 본거지를 말살하고 발복색원하는 적극적인 전략을 취했다.

이 과정에서 부시 대통령은 지상전은 반탈레반 병력을 앞세우고 미군은 공습등 배후지원을 맡는 전략을 구사해 최소의 미군 인명피해만으로 탈레반정권을 무너뜨리는 개가를 올렸다.

또한 국제적으로는 일부 이슬람국가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반테러연합전선을 무리없이 구축해내는 외교력을 발휘했다. 이에따라 취임초 50%를 겨우 상회하던 부시대통령의 지지율은 90%선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부시대통령의 이 같은 ‘성공일기’의이면에는 이에 못지않은 문제점이 뒤따랐다.

국내적으로는 대규모감세정책을 추진하면서 부유층과 기업가등에 대한 세제혜택을 확대하는 바람에 민주당의 반발을 샀다.

또한 알래스카등 자연보호지역에 대한 원유채굴 허용을 추진하는 등 반 환경적인 정책을 추진해 환경론자들이 등을 돌렸다.

국제적으로는 미국 위주의 일방통행식 외교정책을 밀어붙여 제3세계와 동맹국들로부터 경계심을 촉발시켰다. 부시대통령은 유럽연합(EU)등 동맹국의 눈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교토(京都)기후협약 탈퇴, 포괄적 핵실험금지조약(CTBT)비준 거부, 탄도탄요격미사일(ABM)협정파기와 미사일방어(MD)체제추진 등을 강행했다.

이 같은 일방 드라이브는 대 테러 전쟁의 열기가 수그러지면서 세계적으로 불거질 또 다른 논쟁을 예고하고 있다.

워싱턴=윤승용 특파원

syyoon@hk.co.kr

■강·온 조화 '드림팀' 내각

부시 정부의 내각과 백악관 참모진은 마치 대 테러전쟁을 예견하고 짠 듯하다.행정 경험과 전문 지식, 강경ㆍ온건파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드림 팀’이라는 평가도 있다.

비밀벙커에서 전시내각을 지휘한 딕 체니 부통령은 콜린 파월 국무부 장관과 함께 1991년 걸프전쟁을 치른 역전의 맹장이다.

당시 체니 부통령은 국방부 장관으로, 파월장관은 합참의장으로 ‘사막의 폭풍작전’을 이끌었다. 이번에는 체니 부통령이 전략ㆍ전술에 대한 총체적 기획을 맡고 파월 장관은 반 테러연합전선 구축을 책임졌다.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부 장관도 ‘구관이 명관’임을 입증했다. 그가 기획한 선(先)공습, 후(後)지상작전과 북부동맹군등을 앞세운 탈레반정권 타도전술은 최선의 지략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콘돌리사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은 치밀한 논리로 ‘부시 독트린’을 설파했다.

그러나 여기에도 명암이 있다. 강경ㆍ온건파간의 노선 갈등은 언제든지 불거질 수있는 잠재적인 불안요소다. 과거 정권, 업계 등에서 능력이 입증된 인물에 치중한 인선도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이번 엔론사 의혹에 백악관과 내각이 광범위하게 연루된 것도 그 중 하나라는 지적이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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