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17일 장중 700선 밑으로 떨어지는 등 오리무중 장세가 계속되고 있다. 심리적 지지선인 700선이깨질 경우 급락할 수 있다는 우려감과 조정 국면이 2~3개월 장기간 지속되리라는 전망도 많아졌다.■한국시장 재평가 논리에 대한 이견
최근 서울 증시는 미국 증시의 영향권 내에서 움직인다. 한 동안 ‘나홀로 행진’을 해온 것처럼 보였으나,그것은 일시적 현상이었을 뿐 결국 세계적인 마켓 동조현상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이후 상승 랠리에 대해 대부분의 분석가들이‘한국시장에 대한 외국인의 재평가’를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해왔으나, 과연 그런가에 대한 반론도 나오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이정호 연구위원은 “한국 증시가 지난해 9월 이후 독자적으로 움직인 것처럼 보이지만,이머징 마켓(개도국 시장)이나 선진국 시장도 같은 기간 동안 꾸준히 상승했다”며 “선진국 증시가 지난해 9월 이후 단기 반등했으나, 이것을 새로운상승국면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최근 한국 증시의 조정도 미국 등 세계 증시의 단기 랠리 마감의 일환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특히 분석가들의 일반적인 견해와 달리 “한국 시장에 대한 재평가 논리를 적용하기는 아직 이르다”고말했다. 다만 “올해 이머징 마켓이 선진국 시장보다 높은 상승률을 나타낼 가능성이 있으나, 이머징 마켓 차별화 현상은 아직 본격화하지 않았다”고분석했다.
■단기 전망과 투자전략
전문가들은 주가 조정기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대신증권 김영익 투자전략실장은 “9월 중순이후의 상승국면이 마감되고, 조정국면으로 접어들었다”며 “1월 중에는 700~750을 오르내리다가 2월 이후에는 650선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내다봤다. 그는 이에 대한 근거로 ▦경험상 엔화 약세의 영향이 증시에 3개월 후부터 나타난다는 점과 ▦미국의 1분기 실적 전망치가 시장의 기대를충족시켜주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을 들었다.
김 실장은 그러나 “하반기에는 시장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장기 투자자라면 주가가 떨어지면우량주를 사서 보유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다만 단기 투자자는 제약, 음식료 등 내수 우량주를 중심으로 신중하게 접근할 것을 권했다.
이정호 연구위원은 “이번 주말이나 다음 주초에 단기 바닥권이 무너질 지가 중요하다”며 “그러나 지지선이깨지더라도 지난 연말 매수시기를 놓친 연기금과 기관들이 700선 이하에서 적극 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있어 650선까지는 완만한 조정이 예상된다”고말했다. 그는 700선 이상에선 관망, 그 이하에선 우량주 중심으로 매수 전략을 권했다.
대우증권 조재훈 투자정보팀장은 “향후 주가가 불확실하고, 변동성이 큰 만큼 현금비중을 30~40%로늘리고, 실적이 좋은 저가주를 중심으로 분산투자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재료나 수급에 의해 움직이는 종목을 추격 매수하는 것은 조정장세에서 금물”이라고 말했다.
김상철기자
sc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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