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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재 검찰총장 취임식 안팎 "진정한 무사는 곁불 안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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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재 검찰총장 취임식 안팎 "진정한 무사는 곁불 안쬔다"

입력
2002.0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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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총장의 취임 일성은 역시 “검찰의 신뢰 회복”과이를 위한 “조직원의 맹성(猛省) 촉구”였다.이명재(李明載) 검찰총장은 17일 오후 대검찰청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동ㆍ서양의 명언을 인용하며 시종일관 강한 어조로 검찰 개혁과 자기반성을 강조했다.

15일에 이어 이틀 만에 다시 모인 250여명의 검찰간부는 취임식 전 밝은 표정으로 환담을 나누었지만식이 끝난 후에는 모두 굳은 얼굴을 감추지 못했다.

이 총장은 취임사 첫머리에서 ‘검사가 활동하기 때문에 시민은 평온을 누린다’는 프랑스 사상가 몽테스키외의 말을 언급한 뒤 “그의 기대와 꿈은 무너졌다”고 일갈했다.

이 총장은 “‘대중을 통솔하는 길이란 위신(威信) 뿐이다’는다산 정약용 선생의 말과는 달리 검찰의 신뢰 손상으로 국가와 사회의 안정마저 염려되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 총장은 이러한 현실인식에 이어 검사들에게 공정과 불편부당이라는 지휘방침을 천명했다.

또한 이 총장은 “진정한 무사는 추운 겨울날 얼어 죽을지언정 곁불은 쬐지 않는다”며 최근 전별금 시비 등 일부 검사의 처신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 총장은 이와 함께 최근 일련의 게이트 사건에 대한 수사실패를 거론하며 수사역량 강화 등 검찰의 제도적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을 다짐했다.

그러나 이 총장은 조직의 수장으로 후배들을 다독거리는 말도 잊지 않았다.

이 총장은 “기러기가 무리를 지어 날음으로써 멀리 오래날고 난폭한 조류들도 함부로 덤비지 못한다”며 조직의 단결을 당부했다.

이에 대한 검사들의 반응은 긴장감 그 자체였다.

한 간부는 “불퇴전의 각오를 느낄 수 있었다”며 “검사생활 중 가장 엄한 취임사이자 훈시였다”고 말했다.

손석민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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