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Mars)’이라는 영어 단어는 희랍신화의 ‘전쟁의 신’을, ‘금성(Venus)’은 ‘사랑의 여신’을 함께 뜻한다.상담 전문가 존 그레이가 쓴 책은 단어의 중의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그는 고유의 역할을 가진 신의 이름을 딴 저서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친구미디어발행)를 펴냈다.
화성에서 온 남성과 금성에서 온 여성은 서로 섞일 수 없는 고유의 성품을 갖고 있다는 데서 출발한 내용이었다.
남녀는 근본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바라는 것, 표현하는 것이 다른 만큼 서로의 차이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화성…’은 능동적인 변화를 요구하기보다는 남녀가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하라는 수동적인 충고에 가까웠다.
놀라운 것은 이전까지 가정문제 해결의 열쇠로 남녀의 생물학적 차이를 들고 나온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다.
저자가 남성이어서 인지 남성 중심적인 관점이 더러 엿보이기도 하지만, 문제를 풀어나가는 그의 방식은 평이하면서도 부담스럽지 않은 것이었다.
‘화성…’은 1993년 국내에 소개된 이래 ‘결혼 전에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로 자리잡았다. 큰 인기몰이 때문에 ‘…남자, …여자’ 식의 제목이 붙은 아류가 쏟아지기도 했다.
통쇄 43쇄를 찍었으며 10만 부가 팔렸다.
김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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