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불황터널을 빠져나와 봄기지개를 켜고 있다는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다.한국개발연구원(KDI)등 민관경제연구소에서 제기하기 시작한 경기바닥 탈출론에 대해 그동안 신중한 입장을 견지해 온 정부도 17일 ‘저점 통과가 확실하다’고 공식화하는 등 자신감을 보이기 시작했다.
진 념(陳 稔) 부총리겸 재정경제부장관이 이날 “경기가 바닥을 치고 회복세로 반전하고 있다”고 강조한 것은정부입장이 낙관론으로 돌아섰음을 보여주고 있다.
진부총리는 더 나아가 “우리나라의 펀더멘털(경제기초체력)이 호전되고 있어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지수에서 선진국 시장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진부총리는 그 동안 수출과 투자가 부진하고, 미국의 테러전쟁 확전여부가 불투명한 점을 들어, “낙관은 금물”이라는 점을 강조해왔다.
국내경기가 저점을 지났다는 분석을 뒷받침해주는 것은 실물지표 및 체감지표 모두가 상승세로 돌아서기 시작했다는 점.
산업생산의 경우 반도체 및 정보기술(IT)부문의 회복에 힘입어 지난해 11월 4.6%(전년동기대비) 증가했으며, 재고도 2.3%로 전월의 4.9%에 비해 감소하고, 설비투자 역시 4.4%의 증가세로 돌아선 점이 긍정적인 사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급격히 감소했던 수출도 반도체가격 상승등에 힘입어 호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KDI 조동철(曹東徹) 거시경제팀장은 이같은 점을 들어 “지난해 10~11월에 저점을 통과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LG경제연구소는 경기순환변동치가 지난해 8월에 바닥을 찍고 상승세로 돌아선 점을 들어 ‘8월 저점론’을 제기하고 있다.
체감지표도 훈풍이 불고 있다.
대표적인 체감지표인 소비자 기대지수의 경우 지난해12월 100.9를 기록, 6개월만에 100선을 탈환했으며,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100선을 넘어 소비자들이나 기업들이 향후 경기에 대해밝게 보는 시각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낙관만 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일본의 엔화약세로 조선, 철강, 자동차 등 주력업종에서 가격경쟁력 약화로 수출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고, 수출과 설비투자도 선진국 경기회복 불투명 등으로 본격적으로 살아나기 어렵다는 시각이 중론이기 때문이다.
경기가 바닥을 쳤다하더라도 회복세가 U자형으로 장기화할지, 아니면 V자형이 될지는아직 미지수다.
정부는 이런 점에서 재정의 조기집행 등 현재의 경기부양 기조를 고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전경련 등 재계일부에선 내수부양을 지속할경우 하반기에 경기가 자칫 활활 타버릴 수 있다며 과잉부양의 부작용을 비판하고 있어 논란을 빚고있다.
이의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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