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재(李明載ㆍ59) 신임 검찰총장의 취임과 함께 사퇴한 김경한(金慶漢ㆍ58)서울고검장과 김영철(金永喆ㆍ56) 법무연수원장, 지난해 용퇴한 제갈융우(諸葛隆佑ㆍ57) 대검 형사부장 등 TK출신 사시11회 동기생 4명의 기묘한 인연이 화제다.경북 영주 출신의 이 총장은 김 전 고검장(경북 안동)과 제갈 전 검사장(대구)과는 경북고 1ㆍ3년 선배. 김 전 원장(경북 금릉)도 경북사대부고를 나와 평소 동향 선후배로 격의 없이 만나 격려ㆍ후원하는 막역한 사이였다.
더구나 이들 모두 뛰어난 업무능력으로 검찰 요직을 두루 거쳐 오래 전부터 사시11회의 ‘TK 4인방’으로 명성을 날렸다.
그러나 지난해 5월 신승남(愼承男) 총장 체제가 들어서면서 ‘TK 4인방’에게 시련이 찾아왔다. 이 신임 총장이 “후배에게 길을 터주겠다”며 먼저 서울고검장 자리를 용퇴했고 뒤이어 제갈 전 검사장도 옷을 벗었다. 김 전 고검장과 김 전 원장은 인사 회오리 속에서도 다행히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이번에 신승남 전 총장의 낙마로 4명은 다시 희비가 엇갈렸다. 이 총장과김 전 고검장이 총장 후보로 최후까지 경합, 이 총장이 검찰총수로 복귀한 반면 김 전 고검장과 김 전 원장은 옷을 벗는 불행을 겪었다.
이 총장은 고교 후배와 경쟁하는 모양새를 꺼려해 청와대의 삼고초려를 막판까지 고사했다는 후문이다. 자진사퇴한 김 전 고검장과 김 전 원장도 선배의 총장 취임을 웃는 얼굴로 축하했다.
제갈 전 검사장은 “이 총장은 지난해 ‘나 때문에 후배들이 피해볼까 미안하다’며 먼저 용퇴의사를 밝혔었다”며 “총장인사 전에 ‘김경한 고검장이 되면 물심양면으로 후원해주자’고 말할 정도로 친숙한 사이”라고 말했다.
배성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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