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이 멀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이 17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스테이트 플러튼대학 구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1부리그 LA 갤럭시와의 연습경기서 후반 21분 매킨리 테니슨에게 결승골을 내줘 0_1로 패했다.이날 결과는 전 선수들을 테스트하고 팀의 전술을 시험해 보는 연습경기라는 점에서 큰 의미는 없다. 그러나 경기가 끝난 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전반 20분까지 선수들이 보여준 체력과 정신력은 기대 이하였다. 선수들의 경기 집중력에 많은 문제가 있다”고 강한 불만을 나타냈을 정도로 문제점을 나타냈다.
우선 결승골을 넣은 LA 갤럭시는 후반 입단테스트중인 연습생을 무려 6명이나 투입했다는 사실이다. 특히 이들이 소집돼 훈련한 날짜가 지난해 10월 말 이후 딱 3일밖에 되지 않았고 선수들이 서로 이름도 모르는 사이임이 드러나 더욱 충격적이다. 한국 대표팀은 미국의 반 아마추어팀에게 패한 것이다.
LA갤럭시의 지기 슈미트(48) 감독은 “한국대표팀이 후반 주전 멤버들을 대거 교체할 움직임을 보여 우리도 연습생들을 투입했다”며 “지난해 10월 말 리그를 끝낸 뒤 처음 실시한 훈련이었음에도 연습생들이 뛰어난 기량을 발휘했다”고 말했다.
결승골을 넣은 연습생 테니슨(22) 역시 “정식으로 팀에 입단하기도 전에 골을 넣게 돼 너무 기쁘다”고 말했지만 골을 도운 선수가 누구냐는 물음에는 “만난 지 3일 밖에 안돼 이름은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두번째는 골 결정력 부재. 한국은 전반 김도훈-최용수 투톱 아래 이천수를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포진, 새로운 득점 찬스 개발에 나섰다. 하지만 미식축구장으로 활용되던 구장 잔디상태에 적응하지 못한 듯 이렇다 할 조직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후반 유상철 김도근 최진철 현영민을 제외한 7명의 선수를 교체한 대표팀은 선취골을 허용한 뒤 황선홍 차두리를 앞세워 총공세에 나섰으나 동점골을 뽑아내지 못했다.
물론 히딩크 감독은 양쪽 날개에 김도근 현영민, 가운데 수비수에 유상철 이민성, 수비형 미드필더에 김남일 최성용 이을용 이영표, 플레이 메이커에 이천수 박지성 등 포지션마다 다양하게 실험했다. 그는 경기 후 선수들의 집중력을 나무라면서도 “선수들이 창의적인 플레이를 많이 보여주었으며 경기내용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선수들이 피곤한 훈련기간 중에 가진 연습경기라곤 하지만 실력차가 현저해야 할 상대에게 패했다는 사실은 앞으로 대표팀의 험난한 일정을 예고한 것이다. 대표팀은 20일(오전 8시ㆍMBC중계) 북중미 골드컵서 미국과 1차전을 치른다.
이준택기자
nagn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