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듀오 ‘캔(CAN)’이 드디어 봄날을 맞았다.제작사인 캔 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3집 앨범과 드라마 ‘피아노’ 의 OST앨범을 한데 묶은 ‘CAN WITH PIANO’(2CD)가 드라마 종영 후에도 변함없이 하루 도매상주문량 4,000~5,000장으로 이전 앨범에 비해 현저히 높다.
캔 스스로도 ‘이보다 더 바쁠순 없다’를 외치며 한껏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피아노’ 주제곡 ‘내 생에 봄날은…’(튜브 원곡ㆍ이현규작사)은 일본의 정상급 가수 ‘튜브’(Tube)의 단순하고 힘있는 멜로디에 걸직한 박력이 배인 배기성의 목소리가 조합을 이룬다.
드라마의 배경부터 결말까지 빠짐없이 담아낸 가사의 함축미도 일품이다.
‘비린내 나는 부둣가를 내 세상처럼 누벼가며…’ 살아가던 삼류건달 억관.
생은 비루했지만 ‘내 상처를 끌어안은 그대가 곁에 있어 행복했다… 내 생에 봄날은 간다’며 비장하게 삶의 종지부를 찍었다.
배기성의 박력있는 허스키보이스는 ‘꽃미남 전성시대’에 실종된 남성성을 묘하게 자극하는 맛이 있다.
박상민보다 기교는 덜하지만 힘은 더욱 강하다. 거친 바닷바람, 3류건달, 끝없는 순정 등 드라마의 코드를 담아내기에 최적이다.
3집 타이틀 곡 ‘가라가라’는 속칭 ‘뽕까라’ 댄스라 불리는 하우스리듬의 댄스 스타일로 기존 히트곡의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흥겹고 귀에 잘 들어오지만 ‘내생에 봄날은…’ 의 기막힌 어울림에 비하면 힘이 좀 떨어지는 편이다.
캔 엔터테인먼트 측은 당초 3집을 드라마 OST와 관계없이 기획했다 나중에 ‘제작지원형식’으로 둘을 묶어 발매했다.
가수가 드라마 주제곡을 불러 히트할 경우, 흔히 OST제작사와 음반제작사가 달라 드라마 주제곡을 어느 쪽에 넣느냐를 두고 마찰이 생기는데 이 음반은 그런 불화의 소지를 차단해 드라마 종영 후에도 캔의 성가를 높여주고 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노르웨이 여가수 에나 바다의 ‘A Better Day’가 빠졌다는 것.
이복남매 수아(김하늘)과 재수(고수)의 만남에서 애잔한 선율로 비장미를 더하던 곡이다.
데뷔 10년이 다되어가는 중견 가수 캔은 라이브 무대에서는 실력을 인정받았지만, TV에서는 이름을 알리기 위해 노래 대신 개인기에 매달려야 했다.
7전8기 끝에 가수로서 입지를 찾은 셈. 때문에 그토록 원하던 노래를 더 많이 부를 듯하다.
드라마 ‘피아노’의 또 하나의 성과물이다.
양은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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