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와 하이닉스 반도체의 제휴협상에 비관적인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 마이크론이 하이닉스 채권단에 부채 38억2,000만달러(5조원)를 탕감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어 협상이 복잡한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지난 주 마이크론이 채권단에 하이닉스 부채의 50%를 탕감해줄 것을 요구, 마찰을 빚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마이크론의 부채탕감 요구가 국가적인 차원에서 부실대출의 증가로 귀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협상의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업계 전문가의 말을 인용, 이번 협상이 최종적으로 타결되기 위해서는 인수가격과 함께 부채문제가 해결돼야 하기 때문에 일부 기대와는 달리 조만간 양측이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에 앞서 다우존스도 15일자로 하이닉스ㆍ마이크론 협상의 타결 가능성에 대한 비관적인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우존스는 애널리스트들의 말을 인용, 하이닉스측이 이 달 안에 협상이 타결되길 바라고 있으나 인수가격 및 부채문제로 인한 견해차가 여전히 커 최종협상까지는 시간에 더 필요하며 결렬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하이닉스 채권단과 구조조정특위는 일단 “마이크론으로부터 부채탕감에 관련된 어떤 요구도 받은 적이 없다”며 보도내용을 부인했지만 부채처리와 가격조정 문제가 양측의 협상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있음은 분명하다.
채권단 고위관계자는 “채권단으로선 추가적인 채무탕감을 해줄 여력이 없을 뿐 아니라 잔존부채를 탕감해주면서까지 하이닉스를 매각할 필요성도 느끼지 않는다”며 “부채탕감 문제는 협상의 의제조차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변형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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