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반도체 기업인 인텔과 삼성전자의 지난해 4ㆍ4분기 실적이 16일 주식시장의 가장 큰 관심거리였다.인텔의 실적은 시장의 예상치(주당 순이익 11센트)보다 높은 주당 15센트를 기록했고, 삼성전자의 경우 영업이익이 애널리스트들의 예상(1,000억~4,000억원)에크게 밑도는 690억원에 그쳤다.그 결과 이날 증시는 뚜렷한 방향성을 잡지못한 채 등락을 거듭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감소는시장에서 의외로 해석되면서 주가가 전날에 이어 3.37%(1만500원) 하락한 30만1,500원까지 밀렸다. 종합주가지수도 전날보다 7.69포인트떨어진 710.95로 마감됐다. 또 뉴욕증시의 시간외 거래에서 인텔은 거래량 1위를 기록하며 하락세를 주도했다. 예상보다 실적이 좋다는 점보다전년 동기대비 이익이 80% 가까이 줄어들었다는 사실이 부담이 된 셈.
하지만 이날 삼성전자의 하락폭은 실적을 감안하면 그다지 큰 폭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전날 이미 주가가급락한 데다, 향후 실적 호전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메리츠증권 최석포 연구원은 “D램 가격이 4달러 수준으로 올라서고,LCD 가격도 추가 상승이 기대되는 만큼 과거의 실적으로 삼성전자를 부정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정창원 연구원도 “12월부터상승하기 시작한 반도체 가격이 올 1ㆍ4분기 실적에 반영되기 때문에 반도체 부문이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며 “하락세를 단기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향후 증시는 결국 기업들의 실적이 투자자들의 기대치를 얼마나 만족시켜주느냐에 의해 좌우될 전망이다.골드만삭스증권 임태섭 이사는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작년 말부터 주가가 가파르게 올랐으나, 실적개선 전망에 비해 주가가 지나치게 빨리 오르면서랠리가 예상보다 일찍 끝났다”며 “한국 증시가 장기적으로 긍정적이지만, 기업들의 실적 호전 속도는 완만해 2분기 이후 증시가 지지부진할 것”이라고말했다.
LG투자증권 이윤학 연구원은 “연초 단기 급등의 영향으로 주가가 당분간 조정을 받긴 하겠지만, 경기회복세가분명한 만큼 지수 700선을 바닥으로 방향성을 모색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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