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잇단 언론 인터뷰를 통해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상임고문의 당권 도전의사가 확인되면서 당내 경선 구도에 적잖은 파장이 일고 있다.한 고문의 대표직 출마를 당권 경쟁 구도의 큰 변수로 보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 2000년 8월 최고위원 경선에서 1위를 한 뒤 대의원 상대 여론조사에서 줄곧 대표 후보 1위로 거론될 정도로 당 기반이 튼튼한 게 첫째다.
두 번째로 한 고문은 당내 최대세력인 동교동계에서 유일하게 직접 당권을 겨냥하고있다. 셋째로 전대시기 논의과정 등을 통해 한 고문이 ‘한광옥(韓光玉) 대표-이인제(李仁濟) 상임고문-동교동 구파-정균환(鄭均桓)총재특보단장’등 범주류 연합에 맞서는 비주류의 대표 주자로 자리 매김된 사실도 빼놓을 수 없다.
이런 점들을 감안해 보면 한 고문의 당권 도전으로 지도부 경선은 범주류 대 비주류의 가파른 세 대결 양상을띠게 될 게 분명하다. 우선 한 대표, 박상천(朴相千) 상임고문 등 당권 후보로 여러 사람을 거론하던 범주류내부에서 후보 단일화가 추진될 소지가 충분하다.
당장 당권ㆍ대권 후보 간 짝짓기의 중심 축인 이인제 상임고문측의 입장에서 변화의 기미가 감지된다.당초 이 고문측에선 당권 후보로 한 대표와 박 고문 등을 선호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한 고문의 당권 도전이 가시화한 탓인지 중립을 강조하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특정 당권 후보를 공개 지지, 한 고문과의 관계를 나쁘게 가져 갈 필요는 없지 않느냐”는 분위기도 있어 중립이 말로만 그치지 않으리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한 고문의 당권 도전은 궁극적으로 ‘이인제 대 반이인제’구도로 예상됐던 대선후보 경쟁 양상 자체까지 변화시키리라는 견해도 상당하다. 반이인제 진영의 핵심 축인 한 고문이 당권에 신경 쓰면서 반이인제 진영에 틈이 생길 경우 상대적으로 이 고문의 대세 몰이 여지는 커지기 때문이다.
한 대표와 한 고문간의‘양한 대결’이 점차 첨예화하고 두 사람 중 누구를 선택하느냐를 둘러싼 동교동계의 분열이 노골화하는 상황도 내다 볼 수 있다.
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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