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정일 특별검사팀이 신승남(愼承男) 전 검찰총장의 동생 승환(承煥)씨의 검찰간부 접촉사실을 확인한 데 이어 경기 D금고 회장 김영준(43)씨까지 검거함에 따라 검찰의 수사능력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특히 이번 경우는 그동안 일련의 부실수사 의혹이 누적된 끝에 나온 것이라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김씨는 삼애인더스 해외 전환사채(CB) 발행과 재매입, 주식전환, 주가조작에 따른 154억원의 시세차익 등 G&G구조조정㈜ 회장 이용호(李容湖ㆍ44ㆍ구속)씨의 범죄행위에 깊숙이 개입하는 등 ‘이용호 게이트’의 숨은 로비스트로 지목돼왔다.
대검 중수부도 김씨의 신병확보가 필수적이라고 판단, 지명수배했으나 3개월 동안 그의 그림자도 파악하지 못했다.
그러던 김씨를 경험이나 물량면에서 아마추어급인 특검팀이 한달 만에 덜컥 잡아버린 것.
이 때문에 법조계 일각에서는 “검찰이 김씨를 못잡은 것이 아니라 안 잡은 것 아니냐”는 음모론까지 제기하고 있다.
지난해 검찰의 신승환씨에 대한 ‘하룻밤 조사’도 덩달아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당시 검찰은 “지위고하, 친분여부를 막론하고 철저히 수사한다”는 원칙 하에 신씨를 소환했으나 하루 만에 무혐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검찰 안팎에서는 “검찰이 당시 총장의 동생이라는 점을 고려, 너무 성급한 판단을 내린 것 아니냐”라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유창종(柳昌宗) 대검 중수부장은 비판여론을 고려한 듯 16일 “김씨의 혐의를 확인한 뒤 바로 지명수배와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으며 추적반을 가동, 탐문과 계좌추적을 병행했다”며“현재 특검의 성과는 중수부의 수사성과를 토대로 이뤄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문제는 이미 ▦김형윤(金亨允) 전 국정원 경제단장 봐주기 의혹 ▦ ‘진승현게이트’ 재수사 ▦뒤늦은 김재환(金在桓)씨 출국확인 등으로 검찰에 대한 불신감이 극에 달한 상태라는 것.
한 변호사는 “권력형 비리 사건의 결과가 매번 뒤집어지니 국민이 검찰을 어떻게 보겠느냐”며 “이제는 검찰이 진실을 말해도 믿지 않을 것 같아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박진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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