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환자 10명이 무면허 의료인으로부터 정체 불명의 주사를 맞은 뒤 이 중 한명이 숨지고 9명이 복통증세로 병원에 입원하는 사고가 발생,경찰이 수사에 나섰다.서울 은평경찰서는 16일 은평구 구산동 '결핵환자촌'에서 증류수에 탄 웅담을 결핵 환자들의 혈관에 직접 투약,이 중 1명을 숨지게 한 민간 시술업자 강모(83)씨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나머지 9명도 복통,고열,설사 등의 증세를 보여 7명은 국립의료원과 적십자병원에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지만 설모(58)씨 등 2명은 중태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에서 무허가 시술원을 운영하고 있는 강씨는 15일 오전 10시께 결핵환자촌 내 교회에서 "반달곰 웅담을 증류수에 타서 20회 정도 맞으면 결핵을 고칠 수 있다"며 한모(70)씨 등 10명에게 링거병에 담긴 웅담을 1회씩 집단 투약한 혐의다.강씨는 일단 웅담 주사를 무료로 20회 놓아준 뒤 병이 완치되면 사례비 조로 50만원씩을 받기로 약속한 것으로 밝혀졌다.
환자 김모(62)씨는 "주사를 맞고 집에 가자마자 오한이 났지만 강씨가 '일시적인 고열과 복통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해 주사의 효과가 나는 줄만 알고 참았다 새벽께 구토와 설사가 심해져 구급차를 불렀다"고 말했다.
병원 관계자는 "이들이 맞은 주사약이 진짜 웅담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소독이 되지 않은 물질이 혈액 속에 들어가 패혈증 증세를 보여 장과 신장기능을 파괴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국립보건원은 주사제 성분에 대한 1차 분석 결과 '아미노푸신'이라는 영양주사제인 사실을 확인하고 결핵촌의 일반 환자들과 주사를 맞은 환자들의 가검물을 채취하는 한편 소독하지 않은 주사기를 사용한 데 따른 세균 감염 등 집단 감염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숨진 한씨 등이 사는 결핵환자촌은 100여동으로 구성된 판자촌으로 300여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교회측이 환자들을 돌봐줬다.
최지향기자
최문선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