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SBS KBS 등 방송사와 관련 자회사들이 영화산업에 다각적으로 진출하고있다.이 회사들은 단순한 투자에서 벗어나 제작, 외화수입, 극장운영, 배급사업, 영화세트 사업 등 메이저 영화사로서의 입지를 구축하기 위해 입체적인 영화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 해부터 영화산업에 뛰어든 방송사와 자회사들이 가장 주력하는 것은 영화에 대한 직접 투자다.
SBS는 지난 해 ‘신라의 달밤’ ‘달마야 놀자’ ‘흑수선’ ‘화산고’ 등에 편당 3억 원씩 투자했으며 올해도 10여 편에 편당 2억~3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또 MBC프로덕션은 개봉 중인 외화 ‘디 아더스’ 수입에 5억 원 등 국내외 영화에 15억 원을 투자했고 올해에는 국내외 영화 15편에 투자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KBS미디어 역시 ‘봄날은 간다’ 를 시작으로 국내 영화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영화를 직접 제작하고 있는 곳도 있다. MBC프로덕션이다.
97년 황인뢰 감독의‘꽃을 든 남자’를 제작했다가 흥행에 실패한 후 그 동안 제작을 하지 않다 올들어 제작사업에 뛰어들었다.
27억 원을 투입해 만드는 김경수 감독의 ‘도둑맞곤 못살아’이며 10월쯤 개봉할 예정이다.
MBC 프로덕션은 ‘디 아더스’ 개봉 때 영화사 미로비전과 함께 영화 배급사업을 시작해 사업영역을 확장시켰다.
이밖에 MBC프로덕션은 올해부터 150억 원규모의 영화 투자조합도 운영할 방침이다.
MBC 지방계열사 중 대구MBC와 부산MBC는 직영 극장을 만들어 극장 사업에 뛰어 들었으며 포항MBC 등 다른 지방 계열사들도 극장 설립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BC 미술센터는 최근 들어 영화 세트사업에 진출해 적지 않은 수입을 올리고 있다.
국내 방송사들이 영화 산업에 진출하는 것은 일본이나 프랑스 등 외국의 방송사가 영화산업을 주도하는 것을 모델로 삼고 있다.
일본의 후지TV의 경우 영화 기획에서 배급까지 메이저영화사 기능을 하고 있다.
국내 방송사들이 이처럼 영화 산업에 속속 진출하는 것은 다양한 콘텐츠 확보와 TV방영권에 대한 우선권을 선점하려는 목적이 있다.
MBC 프로덕션 김덕영 부장은 “위성방송 등 다채널시대를 맞이하고 방송시간 확대, TV방송에서의 국내 영화 방영 비율 상승 등으로 다양한 영화 콘텐츠 확보가 절실하기 때문에 영화 산업 진출을 서두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화 사업의 다각화를 시도하는 것은 투자나 제작 하나만을 할 때 초래될 수 있는 위험을 분산하고자 하는 의도도 있다.
또한 디지털 방송 시대를 맞아 영화에서 제작 노하우를 익혀 디지털 방송에 빨리 적응하려는 것도 방송사들이 영화산업에 진출하는 한 요인이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방송사의 각종 프로그램을 통해 자회사들이 투자하거나 제작한 영화를 적극적으로 홍보함으로써 일부 프로그램을 자사 이익을 챙기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시킬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방송의 막강한 힘을 빌어 영화 환경을 부정적으로 조성할 우려도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배국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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