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편물 배달 중이던 집배원이 얼음이 깨진 저수지에 뛰어들어 어린이를 구해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15일 경북체신청에 따르면 경북 경산우체국 집배원 강상욱(38)씨는 지난10일 오후 3시께 자전거를 타고 경산시 진량읍 평사리의 한 저수지 옆을 지나다 얼음이 깨지면서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방모(9ㆍ초교3년)군을 발견했다.
당시 주위에는 사람들이 바쁘게 오가며 웅성거렸지만 아무도 나서지 않는 상황이었다.
강씨는 119에 연락하라고 외친 뒤 상의만 벗고 작업복 솜바지 차림에 주저하지 않고 저수지에 뛰어 들었다.
10여 분만에 방군을 저수지 밖으로 끌어낸 강씨는 인공호흡으로 응급처치를 한 뒤 곧 도착한 119 구급대에 방군을 맡기고 우체국으로 돌아갔다.
방군은 병원 2곳을 거쳐 영남대병원으로 옮겨진 후 이틀 만에 의식을 회복, 15일 퇴원했다.
이 같은 사실은 당시 현장에 있던 주민들의 말을 들은 이장이 경북체신청에 연락함으로써 뒤늦게 알려졌다.
1993년부터 집배원으로 일해 온 강씨는 “어린이가 죽어 가는데 그냥 보고 있을 수 있겠느냐”면서 “방군이 빨리충격에서 벗어나 건강을 되찾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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