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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검찰개혁, 사람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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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검찰개혁, 사람이 문제다

입력
2002.0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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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대통령이 검찰 중립과 부패척결을 위해 서둘러 설치하겠다고 약속한 특별수사검찰청이 개혁 논란의 핵심으로 떠올랐다.정부와 여당은 이 기구가 고위 공직자와 정치인 연루 비리등을 독립적으로 수사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야당과 재야 법조계는 허울은 그럴 듯 하지만 실질적 독립이 어려운 옥상옥과 같은 기구라며 반대한다.

상설 특검제 요구를 비켜가기 위한 방편에 불과하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우리는 이런 논란이 검찰총장 사퇴에 이른 검찰과 정부의 신뢰성 위기를 수습하는데 당장 도움되지 않는다고 본다.

찬반론의 타당성을 떠나, 여야 입장이 엇갈려 입법 가능성이 낮은 사안에 매달릴 여유가 없다고 보는 것이다.

상설 특검제와 나란히 논의하는 것은 좋지만, 제도 개혁에 앞서 권력과 검찰이 과오를 반성하고 자세를 가다듬는 것이 급하고 실효 또한 크리라 믿는다.

그 이유는 잇단 권력형 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의 소극적 대응과 부실한 수사가 제도적 장애 탓은 아닌 때문이다.

권력과 검찰 수뇌부가 말 그대로 성역없는 비리척결 의지를 가진다면, 어떤 걸림돌도 있을 수 없다. 그런데도 권력과 검찰이 위기에 처한 것은 각기 이기적 고려에 치우쳐 비리 의혹을 적당히 무마하는데 그친 탓이다.

따라서 이미 드러난 의혹들을 철저하게 수사, 권력과의 관계 등을 가림 없이 단호하게 처벌한다면 국민적 불신도 가실 것이다.

이처럼 쉬운 길을 두고 굳이 에돌아 갈 이유는 없다.

물론 권력의 자의적 간섭을 막고 검찰 독립성을 높이는 제도적 장치는 계속 논의돼야 한다.

특별수사청도 지금보다는 검찰 중립과 독립성을 높일 것이다. 그러나 검찰 내부 기구가 인사권자의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다는 반대론이 거센 상황인 만큼, 상설 특검제 도입을 포함한 폭 넓은 논의가 필요하다.

정치적 타협의 산물인 상설특검제가 검찰과 사법 정의에 대한 국민의 신뢰 회복에 도움되지 않았다는 미국의 경험까지 고려해야 할 것이다.

오랜 특검제 실험과 대통령이 사퇴한 워터게이트 사건까지 겪은 미국이 얻은 교훈은 제도가 사람을 바꿀 수 없다는 상식이다.

이런 상식에서 볼 때, 권력부터 검찰 제도의 존재가치에 대한 인식과 자세를 바꿔야 한다.

검찰 구성원들이 스스로 가치와 책무를 올바로 인식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이런 발상의 전환 없는 제도 개혁 논의는 진정한 검찰 개혁을 지연시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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