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 아프가니스탄 공격이14일로 100일 째를 맞으면서 주요 목표물에 대한 폭격이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들은 이날도 아프간 동부 자와르 킬리 부근의 대규모 알 카에다 캠프에 대한 폭격이 가해졌으나 이것이 거의 마지막 폭격으로, 지금부터는 다른 의심지역으로 목표를 돌리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날까지 폭격으로 일단 탈레반 정권 붕괴와 알 카에다 캠프 파괴라는 소기의 목표는 달성했지만 이번 폭격의 가장 큰 명분이었던 오사마 빈 라덴과 탈레반 최고 지도자 모하마드 오마르의 제거에는 실패, 개운치 않은 뒤끝을 남기게 됐다.
존 스터플빔 합참 작전차장은 동부코스트와 자와르 킬리에 대한 지난 1주일 이상의 집중 폭격으로 162㎢의 방대한 지역에 산재한 동굴 50여 개를 폭파 내지 폐쇄했으며 16㎢에 달하는 알 카에다 캠프의 건물 60여 채와 대공포, 전차 등을 파괴시켰다고 밝혔다.
그는 “빈 라덴 색출에는 실패했지만 알 카에다 잔당들이 파키스탄으로 탈출하는 근거지를 제거했다는 점에서 이번 폭격은 성공적이었다”고 자찬했다.
미국은 이와 함께 지난해 9ㆍ11테러 이후 4개월간 계속돼온 미 본토 주요 도시 상공의 전투기 24시간 초계비행을 중단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중이다. 북미방공사령부(NORAD)는 지금까지 1만1,000명의 인력과 250대의 항공기를 동원, 주요 도시와 기간시설 등에 대해 초계비행을 실시해오고 있으며 미 전역의 30개 기지에서는 긴급 발진이 가능하도록 비상 경계태세를 유지해왔다.
국방부는 그러나 9.ㆍ11 이후 지난해 12월 10일까지 총 1만 3,000회의 초계비행이 실시되는 동안 비용만 3억2,400만 달러에 이르는 등 막대한 인력ㆍ장비가 소요돼 이를 중단하는 쪽으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 중앙정보국(CIA) 정보분석가들은 빈 라덴이 수색망을 벗어났으며 해로를 통해 파키스탄을 빠져 나갔을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ABC 뉴스가 14일 보도했다.
방송은 CIA 보고서를 인용, 빈 라덴이 지난 해 12월 첫째 주께 부관 1명에게 작전권을 넘기고 위장용 비디오 테이프를 남겨 놓은 후 토라 보라 은신처를 탈출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앤야 길셔 CIA 대변인은 “이 보도는 완전히 틀린 것”이라고 일축했다.
홍윤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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